갈곳없는 아이 기르기 벌서 8년


▲ 갈 곳 없는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나주옥 목사의 웃음은 그지없이 해맑다.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아늑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나주옥(에스더 나)목사(62)의 삶은 벅차게 행복하다.

며칠 전 아빠의 매를 피해 한밤중에 그의 울타리를 찾은 삼남매를 포함해 나목사는 지금 11명의 식구들이 북적거리는 ‘조용한 홈(home)’을 꾸려가고 있다.

 8년 전 우연히 14살된 여자아이가 갈 곳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그애 내가 키울게”하고 무심코 내뱉었던 말이 씨가 되어 지금 포스터 패밀리 홈(Foster family home) 가장의 길로 이르게 했다. 자식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목사 품으로 찾아든 그 아이는 다행스럽게 예쁘게 잘 자라주었고 그후 하나둘 그를 찾아들었던 아이들이 장성해 이제 시집장가도 가고 아기도 낳기 시작해 ‘이모’이던 나목사는 어느새 ‘이모할머니’가 됐다. 게다가 이번에 한 아이는 LA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유니버시티 오브 워싱턴에 장학생으로 진학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소셜워커(Social worker)가 되겠다”고 다짐해요즘 나목사는 누구보다도 뿌듯하게 자식키우는 보람을 누리고 있다.

13년 동안 20군데 홈(home)을 떠돌아 다녔던 한 아이도 “이모, 우리집은 포스터 패밀리 홈 아니야. 세상에 이렇게 조용하고 아이들도 안 싸우는 포스트 패밀리 홈이 어딨어?”라면서 행복해 한다고 한다.

나목사는 “여기 온 아이들은 처음 1년 정도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부모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말도 안되게 나를 시험하기도 한다”라며 웃었다.

이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울타리’를 알게 돼 여러 식품회사에서 도네이션을 받는 등 아이들 굶길 걱정은 없지만 집세와 쑥쑥 크는 애들에 들어가는 비용 등으로 살림규모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에게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이다. 그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 가운데 6명이 18세가 되어 내년에 그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18세가 지나도 아직 자립할 여력이 없는 경우 트랜지션하우스(Transition House)에서 지낼 수 있는데 그곳은 나이 제한이 없어 애들이 어떤 사람들과 지내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한 녀석이 얼마 전에 트랜지션하우스를 갔다오고는 자기는 홈리스가 되는 한이 있어도 절대 거긴 안간다”고 버틴다고 했다. 그래서 나목사는 내년부터 트랜지션하우스(Transition House)를 직접 운영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울타리’의 식구들이 자꾸 늘어 포스터 패밀리 홈도 하나 더 늘려야 되는 상황이다.

나목사는 “틴에이저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내가 이 애들과 잡고 있는 손을 놓아버리면 순식간에 이 폭발물이 터져 그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 아니냐”라며 자식 근심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드러낸다.

나목사는 “다들 나보고 사는 게 너무 힘들지 않냐고 걱정하는데 사람들이 이 정도는 힘들게 살지 않냐”라며 “나도 남들 사는 만큼 힘들고, 남들이 행복해 하는 것만큼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울타리 선교회 연락처는 (323)373-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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