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소설] 라스베가스별곡

서 박사는 오늘 게임 중 같은 테이블에 있던 한국인인 듯한 50대 남자를 떠올렸다. 그는 서 박사 일행이 자리에 앉았을 때에는 제법 많은 칩을 수북히 쌓아 놓고 있었다. 게임내용이 기록돼 있는 전광판을 보니 바카라 게임에서 흔히 말하는’찹찹’ 이라는 지그재그식으로 게임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찹찹’은 비기너들에게는 좋은 먹이거리이지만 바카라 게임을 어느 정도 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곤혹스러운 진행이기도 하다. 플레이, 뱅커, 플레이, 뱅커 이런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다 갑자기 플레이로든 뱅커로든 이어진다. 이 손님은 지그재그로 게임이 이어질 때 재미를 본 모양이었다. 그러다 플레이로만 7번이나 계속 카드가 이어지자 그 손님은 가진 칩 모두 다 잃었다. 그래도 그는 자신감을 가졌는지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지갑에서 수북한 지폐를 꺼내 한번에 다 베팅을 했지만 카드는 그의 편이 돼주지를 않았다. 그는 자리를 뜨더니 잠시 후  ATM 머신에서 빼온 듯 100달러짜리 지폐 여러 장을 들고 와서 자리에 앉지도 않고 선 채로 베팅을 했다. 노련한 낚시꾼이 고기를 채가듯 그 지폐는 딜러의 능숙한 손에 나꿔채여 돈통으로 쑥 들어가고 말았다.그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며 서 박사는 자신의 옛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도박에 관한한 자신감이라는 것은 파멸의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면서 서박사는 새벽녘이 다돼서야 잠이들었다.

다음날 아침, 캡 김은 대원들과 함께 마운틴 찰스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부드러운 말투로 팀원들에게 게임의 법칙을 일러주었다.

“게임이 안 풀린다고 딜러에게 분노를 품지 말라. 미운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 딜러와 대결하려 하지 말라, 딜러와 승부를 내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것은 마치 복싱에서 플라이급 선수가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이겨보려는 것보다 더 무모하다.”

“딜러에게 팁을 아끼지 마라,딜러의 주 수입은 팁이다. 남을 풍족하게 해주려는 사람은 자신도 풍족하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딜러는 피하라, 피하는 것이 잃고 돈을 잃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보다 백번 낫다.”

“아무리 카드 카운팅을 잘 한다 해도 운이 없을 때는 할 수 없다. 게임의 흐름에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 썰물일 때는 소나기를 피하듯 잠시 피하라.”

“도박은 ‘마음의 평정심’ 과 결국 ‘기’의 싸움이다.최고의 컨디션만이 절정의 ‘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게임의 법칙1조인 20%의 수익률이상은 내지 않는 것과 게임의 법칙 제 2조인 하루 2시간 이상의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을 지킨다는 것은 여자와 섹스를 하면서 사정을 하지 않고 그만두는 것 만큼 어려운 것이었다. 이 훈련을 쌓기 위해 팀원들은 마운틴 찰스톤에서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새들의 소리를 즐기면서 그렇게 8개월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마음의 평정을 갖는 훈련을 자신도 모르게 터득해가고 있었다. 하루 두시간의 갬블을 위해서….
그러나 이 룰이 지속돼 이들이 라스베가스에서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