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여자오픈 벙커와 전쟁


▲ 지난 1일 연습라운딩에서 미셸 위가 스승이 데이빗 레드베터가 보는 가운데 5번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연습샷을 하고 있다.

‘페어웨이와 그린에 산재한 벙커를 조심하라’

 2일 밤 개막한 잉글랜드 블랙풀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링크스(파72. 6463야드)에서 브리티시여자오픈은 벙커와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황량한 바닷가 개활지에 펼쳐진 코스는 지금까지 겪어봤던  링크스코스의  특징 그대로여서 크게 낯설지는 않았지만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곳곳에 커다란 입을 벌리고 도사리고 있는 항아리 벙커 때문에 선수들은 모든 샷이 조심스럽다.

 링크스코스 벙커는 미국이나 일본, 한국 골프장과 사뭇 다르다.

 우선 깊이가 위협적이다. 키가 큰 선수가 들어가도 머리만 겨우 보일 정도이고 김미현 같은 키 작은 선수는 아예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깊은 벙커는 크기가 작다. 벙커에 빠진 볼은 대부분 깎아지른  낭떠러지처럼 생긴 벙커벽에서 불과 1∼2m 밖에 떨어지지 않아 탈출이 쉽지 않다. 그래서 페어웨이 벙커에 볼이 빠지면 탈출이 급선무이고 그린을 직접 노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쳐낸 볼이 그린에 올라가서 버디 기회가 되는 일은 링크스코스에서는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린 사이드 벙커 역시 깊이가 아주 깊어 핀에 바짝 붙이는 벙커샷은 좀체 구경하기 어렵다. 선수들은 종종 핀과 전혀 상관없는 쪽으로 탈출하는 경우가 많다. 페어웨이 벙커든 그린 사이드 벙커든 빠지면 1타는 손해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런 벙커가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링크스에는 무려 200여개가  산재해 있다.
 미셸 위는 지난 1일 연습라운딩을 마친 뒤  “매 홀마다 20개쯤 벙커가 있는 것 같다”면서 벙커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2001년 남자 브리티시오픈이 열렸을 때 선수들은 벙커에 별다른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이유는 코스 길이가 짧아 정확도가 드라이버보다 높은  아이언으로  티샷을 때리면서 벙커를 피하거나 아니면 드라이버로 아예 벙커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질러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에게는 페어웨이 벙커를 피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적어도 300야드 안팎을 때려야 벙커를 넘길 수 있고 아이언 티샷으로는 그린까지 남은 거리가 부담스럽다는 게 고민이다. 때문에 선수들의 선택은 파4홀과 파5홀에서 티샷은 페어웨이우드나  하이브리드클럽을 활용하는 것이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4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많지 않고 파5홀도 대부분 500야드 안팎에 그쳐 티샷을 220야드 가량만 보내면 그린 공략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코스를 끼고 달리고 철길이 아웃 오브 바운스(OB)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고 페어웨이 주변에 대부분 깊은 러프가 자라고 있다는 점도 짧더라도 정확한 티샷이 요구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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