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남성

대한민국의 중년은 풀이 죽어 있다. ‘심근 경색’이니 ‘당뇨병’이니, 게다가 ‘급성 사망 증후군’까지 듣기만 해도 오싹한 성인병들 때문에 주눅이 들었다. 이 연령대가 되면 오랫동안 묵묵히 애써주던 심장, 뇌, 소화기관 등 신체 각 부위에 노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보다 노동 시간이 많고, 유난히 ‘스트레스 관리’에 소홀한 우리나라 중년에게 성인병의 발생이 높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성기능도 노화한다. 이 시기에는 남녀 모두 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성기 조직은 낡아져서 발기나 질 분비가 충분치 않게 된다. 심리적으로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경제적인 고민 등으로 위축되고 나약해지기 쉬울 때이므로 성욕도 줄어들게 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기 시작한 요즘에는 성인병 예방을 위한 의학적 방법은 일반적인 상식이 되어버렸다. 유산소 운동, 금연과 금주, 그리고 적절한 영양공급 등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성인병 예방책에 비해 성기능 저하에 대한 대책은 너무도 비상식적인 면이 많다는데 있다. 물개 생식기를 먹으면 좋다, 항문 조이기를 하루에 1,000번만 하면 끝내준다, 바이아그라만 먹으면 정력대왕이 된다는 등의 비의학적 방법에 지나치게 집착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건강은 하나이며 전체이다. 일반적으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성기능의 노화도 막아준다. 또한 심리적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 관리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빠지기 쉬운 잘못된 스트레스 해소법, 즉 지나친 술, 담배, 부적절한(?) 성관계 등을 멀리해야 한다. 대신 긍정적이며 여유 있는 마음을 갖고 명상이나 여행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등 합리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면 건강 걱정으로 풀 죽은 중년에도 20대처럼 젊고 즐거운 성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김진세 / 한국 성과학연구소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02-859-4469)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