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치면 내탓 못치면 캐디탓

‘잘 치면 내가 잘해서고 못하면 캐디 탓인가’

 ’천만달러소녀’ 미셸 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친 뒤 캐디 그렉 존스턴을 해고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팬들의 뒷말이 적지 않다.

 고용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용인을 해고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또 선수가 캐디를 해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캐디가 더 잘하는 선수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받아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귀향길에 날아온 전격 해고통보. 프로 초년병인 소녀골퍼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캐디에게 예고 없이 날린 해고장이어서 팬들의 고개를 까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선수들도 실력차가 있듯이 캐디들도 능력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골프계에서 미셸 위의 캐디 해고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바로 이부분이다. 존스턴은 이미 투어내에서는 캐디로서의 능력은 인정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존스턴은 미셸 위의 백을 들기 전 12년동안 LPGA투어 명예의 전당 멤버인 줄리 잉스터의 캐디를 맡았었다. 경기 중에 말 수가 적지만 적절한 충고로 잉스터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데 일조를 했던 캐디다. 미셸 위의 백을 메면서도 지난 10개월간 메이저대회 3개 포함, LPGA투어 8개 대회에서 ‘톱5′에 6회 들었다. 상금도 72만달러를 벌어 랭킹 14위. 누가봐도 해고당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맨체스터공항 출국장을 들어서는 길에 미셸 위의 에이전트를 통해 날벼락 같은 해고소식을 들은 존스턴은 “나 스스로는 미셸 위가 성공적인 해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뜻밖이고 충격적이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미셸 위의 해고 사유에 대해서도 추측이 여러가지로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벙커에서 이물질을 건드려 2벌타를 받은 뒤 올시즌 가장 나쁜 성적인 공동26위로 마감한 것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힘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프로데뷔전이었던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볼 드롭 위치를 잘 못해 실격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차례 룰을 잘못 적용하면서 벌타를 당한 것이 쌓이고 싸여 캐디해고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위의 이유 때문이라면 이번 해고는 더더욱 문제가 있다. 경기 중 최종 결정은 선수가 한다.  따라서 그 샷에 대한 책임도 선수에게 있는 것이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캐디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차라리 ‘너무 호흡이 맞지 않는다’ 또는 ‘캐디가 어린 선수라는 이유로 너무 경기에 자주 관여를 하려한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해고사유가 분분하자 미셸 위의 에이전트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캐디와의 이별은 미셸 위가 골퍼로서 성숙해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지만 팬들의 이해를 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선수가 캐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10개월을 함께 했고 그나마 대회에 나선 것은 고작 8개 대회다. 알려지지 않은 다른 큰 이유가 있지 않고 이 정도 기간에 존스턴이 미셸 위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좀 이른 판단인 느낌이 든다. 또 이런 느낌은 앞으로 미셸 위가 검증된 베테랑 캐디 존스턴보다 나은 캐디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때문이기도 하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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