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소설] 라스베가스별곡

서 박사도 많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강아지들의 용변을 보아주고 훈련시키는 일,눈을 치우는 일, 주민들과 친분을 가지며 이웃의 개들도 귀여워해주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통해 서 박사의 쓴 기억이 많이 치료되어 가고 있었다. 팀의 중간 리더로서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라스베가스 슬롯머신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꼼꼼히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었다.

특히 라스베가스의 스포츠 도박사들이 즐겨 베팅하는 경마게임을 응용한 프로그램을 집중 분석하고 있었다. 그것이 뒷날 서 박사가 모든 것을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줄을 서 박사 자신도 팀원 식구 누구도 몰랐다.

해가 바뀌어 가고 있었다. 추수감사절이 지난 12월초 라스베가스 카지노 안은 손님들 대부분이 카우보이 모자와 체크 무늬 남방과 진 바지를 입은 사람으로 꽉 차보였다. 마치 서부 개척시대의 장터 마을 같은 분위기가 라스베가스의 몇 군데 카지노에서 연출되고 있었다.

어떤 카지노에서는 딜러들까지 그런 복장을 하고 있었다. TV 와 카지노 안에 설치된 스포츠 경기 중계 모니터에는 소 잔등을 탄다거나 안장 없는 말을 오래 타는 게임을 하며 도시 전체가 흥겨운 축제 분위기 같은 날이 일주일 가량 이어졌다. 그런 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카지노 내부가 바뀌기 시작했다. 스트립의 대형 호텔은 중국어로 카지노 안의 신년인사를 써놓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바탕에 금색 글씨를 써놓은 문구가 여기저기 있었다. 라스베가스에 중국인들의 발길이 확실하게 많아져가고 있음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캡 깁과 팀 원들이 거주하고 있는 산중 마을도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달고 있었다. 밤이 되면 알록달록한 장식 전등들이 흰 눈과 함께 성탄 분위기를 더욱 멋있게 연출해냈다.

가로변에 쌓인 눈은 키를 훨씬 넘게 수북했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으로 이따금 가지 꺾이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오기도 했다.

눈으로 인해 산중에 먹을 것이 없어진 듯 산양, 사슴 등 여러 종류의 산짐승들이 먹을 것을 찾으러 마을로 어슬렁거리며 내려오면 동네 개들이 한바탕  요란을 떨었다. 이럴 때면 의엿하게 자란 진도개가 자신의 이름 ‘번개’ 처럼 산짐승들을 괴롭히는 일에 앞장을 섰다. ‘번개’는 어느덧 동네 개들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진돗개의 용맹성과 민첩성을 따라가지 못했다. ‘번개’의 행동에 따라 동네 개들도 산짐승을 내쫓는 일에 가세하였다.

애완견 ‘보배’도 번개의 후광을 든든하게 업고 있다는 듯 자그만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제법 짖어대며 다부지게 그 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다.

마운틴 찰스톤은 팀원 모두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어머니 품 같은 곳이었다.

“오늘 나는 삶이 내게 줄 수 있는 모든 선물을 감사히 받는다. 햇빛,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봄의 소나기, 겨울의 눈 등 자연이 주는 선물을 기꺼이 받을 것이다.”

팀원 모두는 인도의 심신의학 대가 ‘디펙 초프라’의 글처럼 그렇게 자연에 대한 감사를 느껴가고 있었다.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듯 그들도 변하고 있었다. 도박꾼에서 도박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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