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소설] 라스베가스별곡

제니퍼는 마치 옛날 무성영화 시절의 변사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사우디의 돈 많은 왕자가 불란서 항공기의 일등석을 타고 파리를 가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요?”

김민종이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왕자님이 화장실에는 가야 할 일이 생겼는데 화장실에는 마침 손님이 있어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영 나오지를 않는 거예요. 뒤는 급한데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나올 기색이 안보이자 그 왕자님은 여승무원에게 다른 곳에 화장실이 없느냐고 물었지요?”

“여 승무원은 웃으며 그 왕자에게 있긴 있습니다만 그 화장실을 사용 할때에는 그냥 용변만 보고 나와야지 다른 버튼을 눌러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좋습니까? 라고 물었답니다.”

“그래서 그 다음은?”

이번에는 린다가 호기심이 가득 찬 눈길로 장난스럽게 말을 재촉했다.

“그 왕자님은 여 승무원이 안내한 화장실에서 용변을 다 보고나서 갑자기 여러 버튼이 눈에 들어 왔어요. 그래서 호기심에 1번 스위치를 눌렀더니 더운 물이 나오며 그곳을 시원하게 씻어주지 않겠어요? 그 왕자님은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2번을 눌렀더니 따스한 바람이 나오며 그곳을 다 건조시켜 주어 왕자님은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이번에는 3번 버튼이 있었고 뭐라고 뭐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 왕자님은 그 말을 알 수가 없어서 그냥 3번 버튼을 눌렀대요. 그러자 그 왕자님은 외마디 비명 소리와 함께 기절해버리고 말았답니다.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두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답변을 찾지 못하는 표정들이다. 제니퍼는 한술 더 떴다.

“만약 이 문제의 답을 알아 맞히면 내가 불란서 파리와 라스베가스를 왕복하는 일등석 비행기표를 선물로 주지요.”

 ”정말?”

“그럼요. 현금으로 달라면 현금으로도 줄 수 있지.”

그렇다고 모르는 답을 알아맞힐 수는 없었다.제니퍼가 깔깔 웃었다.

“그 3번 버튼은 여자 생리대를 집어내는 기구였어요. 왕자님은 생리대가 없었기 때문에 생리대 대신 그것이 콱 물리는 통에 화장실 안에서 비명 소리와 함께 기절을 해버린 것이지요.”

폭소가 터졌다. 잘 웃지 않는 전상철 조차 빙그레 웃었다. 무엇보다도 제니퍼의 말 솜씨가 좌중을 더 웃기게 만들었다.

“상철 형, 꿩대신 닭이라는데, 오늘 저녁엔 그냥 실컷 노래나 부릅시다. 까짓거…”

김민종은 린다에게 눈길을 주면서 전상철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전상철은 편치 않은 표정이었다.

제니퍼는 그런 전상철에게 더 가까이 다가 앉으며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일부러 비데 이야기를 꺼내 흰소리를 했던 것도 전상철의 굳어져 있는 마음을 풀어주려는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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