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소설] 라스베가스별곡

린다와 김민종은 점점 취해 갔다. 둘은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찰싹 달라붙어 춤을 추었다.
린다는 술이 취하자 많은 사람들을 들먹이며 욕을 퍼부어댔다. 증오심을 가슴 깊숙한 곳에 가득 채우고 있는 여자였다.

제니퍼가 몇 번 말한 대로 린다는 2년전 까지만 해도  미라지 호텔 카지노 호스트로 일하며 한국의 유수한 재벌 아들들과 정치인들, 사업가들을 접대 해오다가 호텔 카지노의 돈을 빌려 쓴 일부 재벌 아들들이 돈을 갚지 않자 빚 받으러 한국에 갔다가 누군가의 밀고로 한국 검찰에 적발돼 조사를 받으면서 혼줄이 난 경험을 들춰냈다.

린다는 술이 많이 취해 잔뜩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전상철에게 말을 건넸다.

“이봐요. 상철씨라고 했나요? 저 기집애한테 상철씨 얘기 들은 적 있어요.  너무 점잖 빼지 말고 우리 제니퍼를 오늘 밤 한번만이라도 사랑해주세요.저 기지배 괜찮은 년이거든요.”

제니퍼가 펄쩍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린다를 향해 눈을 흘겼다.

“얘가 지금?”

그러면서도 제니퍼는 딱히 싫어 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전상철은 두 여자의 말과 표정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아무 대꾸 없이 앞에 놓인 위스키잔을 들어올려 단숨에 털어넣었다.

취기가 오른 린다는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대며 자조 섞인 한탄을 계속했다.

김민종은 술이 취했는지 소파 구석에서 병든 닭처럼 졸고 있었다.

“에이. 씨팔 세상. 내가 왜 라스베가스를 떠나 있어야 되는거야? 내가 뭘 잘못 했다구? 난 그 놈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해서 호텔 카지노 돈 빌려 준 죄 밖에 없다구.”

“얘, 또 그 소리니? 얘는 술만 입에 들어가면 그 소리네. 이제 잊어 버리라니까.다 지나간 일이야.”

“아니야. 난 절대 그 놈들 못 잊어. 난 죽어서라도 그 놈들을 저주할거야. 지옥에 가서도 말이야.”

린다의 눈은 취해서 벌겋게 핏기가 올라 있었지만 독기가 서려 있었다.

“그 씨팔놈. 그 개자식이 돈을 부쳐주기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다구. 다 그 새끼 때문이라구….”

“얘, 잊어버리라니까. 다 네 팔자 소관이야.”

“팔자 소관이라도 난 그 놈을 잊어 버리지 못할거야. 난 반드시 그 놈을 죽일거야.”

“그 김 회장. 그때 깜빵 갔다 온 뒤 지금은 회사도 넘어가고 아주 알거지가 된 모양인데 이제 잊어버릴 때도 되지 않았어?”

“알거지가 되었든 부자가 되었든 그건 나하고 상관 없어. 그 놈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고 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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