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패기의 한국축구 실종

베어벡호가 약체 대만을 제물로 첫 승리를 거뒀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충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 B조 2차전에서 안정환,  정조국,  김두현의 연속 득점포로 대만을 3-0으로 눌렀다.

지난 2월 예선 1차전에서 시리아를 2-1로 이긴 한국은 2연승을 달려 승점 6을 확보했다. B조 각팀 전적은 한국 2승, 이란 1승, 시리아 1승1패, 대만 3패가 됐다. 한국은 대만과 상대 전적 14승1무6패를 기록했다.

베어벡 감독은 데뷔 무대를 무난한 승리로 장식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답답한 한 판이었다. 생각하는 축구를 지향한다는 베어벡 감독의 전술은 특징이 없었고 태극전사들의 골 결정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의 아시아 최약체 가운데 한 팀으로 이란과 시리아에 모두 네 골차로 대패했다. 3-0은 썩 만족스럽지 못한 스코어다.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을 왼쪽 포워드로 놓고 정조국을 중앙에, 이천수를 오른쪽에 배치해 공격진을 가동했고 이을용, 김정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김남일을  수비형으로 배치했다. 포백에는 장학영, 김진규, 김상식, 송종국이 나섰고 골문은 김영광이 지켰다.

전반 4분 공격에 가담한 김진규의 왼쪽 사각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울퉁불퉁한 그라운드 컨디션과 무더운 날씨, 심판의 허술한 판정 등 악조건에 시달리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 10분 정조국이 수비수가 느슨하게 갖고 있던 볼을 빼앗아  골문  정면에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손에 걸린 뒤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이어 이천수가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연달아 크로스를 올렸지만  중앙에서 해결해주는 킬러가 없었다. 전반 20분 안에 오프사이드 트랩에 네 번이나 걸려 번번이 흐름이 끊겼다. 전반 24분 장학영의 패스를 정조국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  막혔고 이어진 김정우의 중거리슛도 바를 훌쩍 넘어갔다.

골문을 열어젖힌 주인공은 역시 안정환이었다. 후반 31분 김남일이 미드필드 우중간에서 가볍게 로빙 패스를 띄웠고 볼의 궤적을 따라간 안정환은 골키퍼 루쿤치와 겹쳐지면서 왼발 끝으로 가볍게 터치슛, 선제골을 뿜어냈다.

리드를 잡은 뒤에도 한참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정조국의 A매치 첫 골로 숨통을 텄다. 정조국은 후반 8분 이을용이 올린 크로스를 골지역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꽂아 세차게 네트를 흔들었다.

이천수 대신 박주영, 안정환 대신 김두현을 교체 투입한 베어벡 감독은 4-2-3-1 전술로 포메이션 변화를 꾀했다.

쐐기골은 김두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두현은 후반 35분 강력한 왼발 바운딩 중거리 슛으로 대만의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어 승리를 확인했다.  김두현은 시리아전에 이어 아시안컵 예선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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