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남성

어느 평온한 주말 저녁에 아이들과 가족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입이 심심할 아이와 남편을 위해 아내는 정성스레 과일을 준비해오고, 과일을 깎는 일에 정신을 쏟다보니 아내는 실수로 리모콘을 깔고 앉았다. 갑자기 TV에서 즐겁게 노래부르던 ‘줄리 앤드류스’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울퉁불퉁한 남녀가 벌거벗은 채 괴성을 지르고 있다….

섹스를 감추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기 힘든 것처럼 인터넷 시대에 섹스를 숨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섹스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살리는 노력만이 ‘인터넷 시대의 섹스’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인터넷에 익숙해져야 한다. 인터넷이 도저히 힘든 분이라면 최소한 컴퓨터 모니터에 보이는 것이 인터넷인지 아닌지 만이라도 알아야 한다. 배우자 또는 자녀의 인터넷 포르노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가정의 평화를 쉽게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섹스에 대해 솔직한 자세가 필요하다. 섹스를 지나치게 숨기다 보면 자칫 현실감 없는 환상만 만들게 된다. 더구나 대인관계보다는 컴퓨터와 통신에만 몰두하다보니 현실의 섹스가 아닌 환상의 섹스에 사로잡히게 되는 편집증에 시달리는 네티즌들이 많아지고 있다. 환상적인 섹스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살아 숨쉬는 섹스가 더욱 필요하다.

사사로운 애정의 표현도 섹스만큼 중요하다. 인터넷에 익숙해지다 보면 그림과 소리와 같은 시청각적 자극에만 반응하기 쉽게 된다.시청각에 사로잡힌 섹스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 일상의 수다와 가벼운 신체 접촉 그리고 작은 선물이나 배려가 더욱 더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김진세 / 한국성과학연구소·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 김진세(02-859-4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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