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오초아 벽 넘는다

‘멕시코에선 영웅, 한국엔 눈엣 가시.’

‘골든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LPGA를 휩쓸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오초아는 축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멕시코에 골프의 인기를 불러일으킨 선수. 여자프로골퍼가 전무한 멕시코는 ‘축구의 인기가 99%라면 골프는 1%’(오초아의 말)라고 할 정도로 골프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오초아라는 슈퍼스타가 탄생하면서 인기스포츠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다소 과장된 말이 나돌 정도로 그의 인기가 대단하다. 얌전한 외모에 성실하고 가족을 중시하는 그의 성품은 동양 선수들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오초아는 올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애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박세리 등 전통의 강호들이 부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초아의 상승세를 여간해서는 꺾기 어렵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시즌 10승 합작에 도전하는 한국의 발목을 여러차례 붙잡아 한국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오초아는 지난 27일 끝난 웬디스챔피언십에서 3,4라운드에서만 15언더파를 치는 괴력을 발휘해 합계 24언더파로 21언더파를 친 한국의 루키 이지영을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마치 신들린 듯 그린을 날아다닌 오초아만 없었다면 한국은 시즌 10승 달성을 기대할만 했다.

초아의 딴지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다케후지클래식에서도 이선화를 3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고, 5월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도 한희원, 배경은을 2타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오초아가 올시즌 거둔 승수는 3승. 모두 한국선수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한 것이다. 물론 김주미(SBS오픈) 김미현(진스클럽스&리조트)에 밀려 2위에 머문 대회도 있었다.

오초아는 올시즌 상금랭킹 1위를 비롯해 그린 적중률, 평균타수, 이글 등에서 LPGA 선두다. 톱10 랭크, 60대타수 라운드수에서도 2위에 올라 롤렉스랭킹 포인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오초아가 이번에 다시 한국여자군단과 맞붙는다.

31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레일골프장(파72. 6649야드)에서 나흘간 열릴 스테이트팜클래식이 바로 무대다. 특히 이번대회에서는 최근 세 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아쉽게 놓친 ‘장타자’ 이지영과의 재대결이 관심거리다. 이지영은 웬디스챔피언십에서는 폭발적인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을 뽐내 나흘간 버디 22개에 이글 3개를 쓸어담았다.

스테이트팜클래식에 열리는 레일골프장은 웬디스챔피언십이 치러졌던 타탄필즈골프장처럼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널찍해 이지영이 장타력을 발휘하기에 적당한 무대.

이 대회에서는 또한 박세리와 한희원 등이 오초아와의 리턴 매치를 벼르고 있으며 한동안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소렌스탐도 오초아에게 내준 상금랭킹 1위 탈환에 시동을 걸겠다는 다짐으로 출전한다.

성제환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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