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이탈 심화

올들어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한인 에이전트들의 대거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주 부동산국(DRE)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말 기준 캘리포니아 면허소지 한인은 약 12,400명선에 달하고 있기는 하나 현재 이들 면허소지자 중 1/4선인 약 3,000여명의 한인 에이전트들만이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2000년 이래 5년간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남가주 부동산 시장이 최근 2년에 걸친 FRB의 금리인상 여파로 인해 그 경기가 확연하게 둔해지자 일부 한인 에이전트들의 경우 전업을 하는 사례까지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실례로 한인 최대 부동산업체인 뉴스타부동산(CEO 남문기)의 경우 최근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등 현재 소속 에이전트들의 수가 DRE 등록기준 690명 선에서 490명 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 이해봉 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에는 파트타임 에이전트가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최근 타운내 상황을 보면 이들의 모습이 자취를 감쳐버렸다”며 “아직 풀타임 에이전트들의 이탈현상은 그리 눈에 띄고 있지 않기는 하나 부동산 시장의 경기하락이 지속될 경우 불가피한 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이어 이 회장은 “많은 한인 에이전트들이 각 회사에 부담하는 프랜차이즈 납입금과 광고비용 등 에이전트업 기본 유지비용에 부담을 느껴 이직하거나 전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는 부연설명이다.

한인타운내 모 부동산 업체 P대표는 “요즘 사무실에 나가보면 최근 확연하게 에이전트들의 빈자리가 늘어나 한숨을 쉬게 된다”며 “최근 들어서는 광고발도 먹히지 않게 되자 신참 에이전트들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험과 연륜이 많은 에이전트들의 경우 불황에서 살아남는 지혜로 버티고 있으나 신참내기들에게 현재의 경기상황은 악몽 그 자체다”는 솔직한 토로를 전하기도.

한편 가든그로브 지역의 한 노래방 업주는 “지난해만 해도 이 지역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와 고객들이 함께 유흥을 즐기며 투자를 논의하러 업소에 놀러오는 등 경기가 참 좋았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들 에이전트들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며 간접적으로나마 실생활 체감경기를 전했다.

박상균 기자 / LA

 ■ 신규 주택 거래 뚝

남가주 지역에 신규주택 매물 적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칼폴리 포모나 대학(California Polythchtic University Pomona)의 부동산 시장 조사 위원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산타바바라 카운티에서 샌디에고 카운티까지를 포함하는 남가주 지역의 신규 주택·콘도 매물은 1만6,595채로 전년동기 대비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0년 말의 2만942채 이후 최대치이며 역대 최고 기록은 1982년 중반의 3만2,191채이다. 남가주 지역의 신규주택 매물은 전국 신규주택 매물의 3%, 서부지역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LA카운티의 경우 6월말 기준 미판매 신규주택 매물은 1년만에 375% 증가한 1,975채로 1995년 말의 2,054채 이후 최고치이다. 남가주 지역 가운데 가장 정도가 심한 샌디에고 카운티는 전년동기 대비 84% 늘어난 6,927채를 기록했다.

물 적체 심화로 인한 여파는 건축업계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주건축협회(CBIA)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캘리포니아내 건물 신축 건수는 전년동기보다 무려 15.9%나 감소했다. LA카운티는 지난 7월 한달간 전월대비 56.9%, 전년동기 대비 10.8% 줄어든 767건의 건물 신축 허가가 났다. 콘도와 아파트를 포함하는 다가구주택 신축 허가는 848건으로 전월대비 44.2%, 전년동기 대비 28.2% 줄었다.

가주 건축업 연구 위원회(CIRB)의 벤 바톨로토 연구소장은 “건축업자들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예상치보다 낮게 수요를 책정했기에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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