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찬바람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연착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차압되는 주택수가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차압주택 전문 웹사이트 ForeClosure.com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매물로 나와있던 차압주택은 전년동기 대비 9% 늘어난 8만8,093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중 새 매물로 나온 차압주택만도 2만1,402채를 기록했다.

특히 LA카운티와 샌디에고 카운티는 2월중 신규 차압주택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으로 포함됐는데  캘리포니아의 새 차압주택 매물은 1월보다 무려 1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재 LA카운티의 차압주택은 357채, Preforeclosure는 1만688채, 파산으로 인한 차압 1만1,471채, 세금 문제로 저당(Lien)이 잡혀있는 주택은 4만1,653 등으로 집계됐다.

경매로 나온 차압주택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신디케이트 부동산 투자그룹의 앤드류 박 대표는 “현재 LA 및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만 매주 400~500개의 차압주택이 새로 매물로 나온다”며 “그간 보기 힘들었던 한인 소유의 부동산들도 슬슬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는 주당 100개 안팎의 차압주택이 매물로 나왔다. 박 대표는 최근들어 차압주택 매물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단기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모기지 페이먼트 등을 감당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고 ▲해고, 어려운 사업 등의 이유로 수입에 차질이 생겼거나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는 모기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경우 등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에서는 한 집이 차압돼 매물로 나오면 인근의 다른 집들도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집을 팔아버리는 경우도 생길수 있어 지역 전체의 집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

ForeClosure.com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차압주택이 많은 편이던 택사스는 그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캘리포니아, 네바다 등 지난 수년간 부동산 시장이 고공행진을 벌렸던 주에서는 차압되는 주택이 크게 늘고 있다. 이 업체의 브래드 가이슨 CEO는 보고서를 통해 “캘리포니아, 네바다 등의 차압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투자자들은 집값이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아직 정점에 다다르지 못한 택사스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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