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렌트 시장 영향은 미미

최근 LA 시의회가 아파트의 콘도 전환을 규제하기로 한 법안이 렌트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LA 시의회는 아파트 공실율이 5% 이하일 때는 콘도미니엄 전환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시조례를 만들었다. 그러나 LA지역의 부동산업자들은 이같은 규제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LA지역의 아파트 렌트 시장에 전혀 숨통을 터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LA카운티 지역의 아파트 렌트비는 미 서부지역을 통틀어 가장 비싸다. 올 3분기 현재 평균 렌트비는 1,595달러로 1년전에 비해 8.4% 나 올라 있다. LA지역의 렌트비 상승요인은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면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시장원리에 따른 현상인데다 오를 대로 올라버린 주택가격은 감안하면 소득 중하계층이 내집마련을 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그런 계층의 사람들은 계속 렌트를 구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렌트비가 비싸지면 비싸질 수록 세입자들은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10월 현재 LA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이 54만5천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10만~20만달러는 쥐고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 정도의 자금을 가질 세입자들이 많지 않은 현실이고 보면 그들은 계속 렌트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결국 렌트 시장은 계속 타이트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물론 LA시는 아파트 렌트비 인상을 규제하고 있지만 1978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의 경우에만 연간 4% 이상 렌트비를 올리지 못할 뿐이다. 한 유닛이라도 리모델링을 하거나 1979년 이후에 건축된 아파트는 그나마 인상율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몇년새 부쩍 신축물량이 늘어난 콘도미니엄들이 팔리지 않는 현상도 렌트 시장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5년새 1만2천여 아파트가 콘도미니엄으로 전환했고, 신축 물량도 많았지만 주택경기가 하락하면서 매매가 부진한 상태이다. 결국 건축업자들은 콘도미니엄을 분양하는 대신 렌트 시장에 내놓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이 렌트 주택 공급량을 늘려 임대료를 인하할 수 있느냐하면 아직 그 정도가 되기에는 수요가 더 많은 현실이다. 결국 공실율 5% , 즉 임대율 95% 일 경우에 콘도미니엄 전환을 불허하겠다는 시 조례는 아파트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거의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부동산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LA지역의 아파트 공실율은 넘치는 수요에 따라 올 연말까지 3%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명애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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