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트로이트에 부는 변화의 바람

대형차 탈피 친환경 고효율 전기 소형차
GM 지구촌 소비자 끌어안기

지금으로부터 50년전 자동차의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무명의 한 노동자가 자신의 전 재산 800달러를 들여 ‘모타운(MOTOWN)’이란 레코드 회사를 설립했다. ‘자동차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 레코드 회사는 흑인 음악, 소울의 메카로 상징되는 음반사로 조명을 받으며 미국 대중음악의 굵직한 획을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그리고 1990년 아카펠라 붐을 일으킨 보이즈 투 맨 등 이름만 들으면 한번에 알 수 있는 가수들이 이 레이블을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2009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린 12일 모타운은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유니버셜 뮤직의 자회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흑인 음악을  대표하는 음반사로 특유의 자존심과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댄스 뮤직과 랩 그리고 힙합 등의 뉴 제너레이션  대중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 이후 흑인 소울 뮤직은 현재 각종 음악 차트에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몇해전부터 이곳에선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빅 3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지역 주민들이 타도시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도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캐나다와 가까운 국경, 그리고 5개의 대형 호수를 둘러싼 조용한 시골 분위기 등 디트로이트가 간직한 지리적 입지조건이 음반사가 아닌 영화사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4월부터 미시건 주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영화 제작사들에 대한 최대 42%에 해당하는 세금 인센티브 제도가 할리우드 제작사들을 디트로이트로 유혹하고 있다.

현지 촬영을 하는 영화 제작사들에게 세금 감면과 엑스트라 동원을 지원하면서 100여개가 넘는 제작사들이 디트로이트와 미시건주에 사무실 오픈했으며 지금까지 1억7천만달러의 제작비가 현지 프로덕션으로 유입됐다.이 사실을 증명하듯  최근 원로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란 토니노’는 이번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디트로이트에서 촬영된 영화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트맨 3′도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의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모타운이 무비타운(MOVIETOWN)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변화의 중심엔 GM도 서있다. 그 옛날 강력한 파워만 자랑하던 우람한 덩치의 GM 차량들은 이제 몸집을 작게 하며 뉴제너레이션들을 끌어 안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세기 라이프 스타일의 트렌드를 반영한 친환경 고효율의 전기 소형 자동차들을 내놓으며 전세계 소비자들을 향해 변화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00년이 넘는 미국 자동차 자존심 GM은 이번 오토쇼에서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다. 프런티어 정신을 대표하는 낡은 GM시볼렛 트럭은 이제 고전이 되어야 한다. 물론 고전의 가치는 변화를 통해 새롭게 조명받게 될 것이다. 더 이상 고전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뚝심에서 벗어나 시대의 변화를 생존의 요구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디트로이트가 모타운에서 무비타운으로 옷을 갈아입듯 GM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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