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택배업계’생존경쟁’

경기침체·원/달러 환율 타격…
한인업소록 등재 기준 지난해 27곳서 올해 16곳으로 줄어

한국 통관절차 강화도 폐업 부채질
중남미 등 새 판로 개척 자구책 골몰

한때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성업하던 택배업계가 일대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일부 택배 업체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택배업계에서는 올게 왔다는 분위기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택배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인사회에서는 3~4곳의 중견 택배업체와 10개 이상의 소형 업체가 폐업했다. 한인업소록에 등재된 것을 기준으로 파악해보면 지난해 27개였던 택배업체 수는 올해 16개로 줄어들어 택배업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때 1300원대 이상으로 치솟았던 원화환율로 심하게 타격받았던 업체들이 불경기가 깊어지면서 버틸 힘을 잃어버린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온·오프라인 쇼핑몰 거래와 소형 무역업체들이 고환율에 수익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앞으로도 몇개 업체가 더 문을 닫을 상황이라는 게 택배업계 사람들의 말이다.아울러 지난 2007년 11월 이후 한국의 통관 규정이 까다롭게 적용되면서 비타민, 약품, 옷 등 인기 택배상품의 한국 배송 물량이 줄어든 것도 폐업 현상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현대택배의 박윤교 이사는 “심지어 대형 업체들조차 2008년 9~12월 환율이 1500~1600원대에 이르자 한달 매상이 40%이상 감소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정도였다”며 “대형 업체는 자금력으로 버티는 게 가능했지만 그렇지 않은 소형 업체들은 물량이 줄어들면서 운영 자체가 어려워져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동종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어느 한인 택배업체 사장은 “그간 상당수 업체들이 통관 검사를 할 때 여러가지 방식으로 변칙 운영을 했지만 검사가 꼼꼼해지면서 그나마 어려워졌다.통관이 지연되고 벌금이 부과되면 손님들은 업체 탓으로 돌려 발길을 끊는 상황이 생기고 이것이 입소문으로 이어져 거래처를 바꾸는 악순환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더욱 심각한 것은 택배업계의 어려움에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일부 대형업체를 제외하고 소규모 쇼핑몰이나 일반 한인들의 명절 선물 시장 등을 서로 차지하려는 상황이다보니 다른 수익원을 찾기 전에는 덤핑같은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택배사업을 일시 접고 다른 거래선을 찾고 있다는 한 한인은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으로 배송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영세한 소규모 업체들끼리 공동으로 힘을 모아 자금력을 집중해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업계 차원에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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