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날개?…국제유가 80달러 육박

8거래일 연속 상승
추가상승 예상 투자자들
14만여건 콜옵션 주문
유가랠리 베팅 신호탄


ⓒ2009 Koreaheraldbiz.com

국제유가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08달러(1.4%) 오른 배럴당 7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이후에만 13%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가 상승의 표면적인 이유는 3분기 기업 실적개선.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마련이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의 좋은 재료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표시 안전자산에 묶여있던 돈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원유 등 상품시장으로 몰려든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최근의 유가 상승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적개선과 약달러 추세는 이미 지난 2분기 이후 지속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젤 재고량이 늘어나고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등 최근 수급상황만 놓고 보면 가격이 오를 이유가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는 ‘진짜’ 이유로, 급증하고 있는 옵션 거래를 꼽았다.FT는 상품거래인과 애널리스트들의 시장 분석을 토대로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콜옵션 주문을 내고 있다”면서 “유가가 80달러만 넘어서면 옵션 랠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콜옵션(call option)이란 해당 자산을 미리 약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만기 내에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80달러에 콜옵션 매수를 한 사람은 정해진 기간에 유가가 85달러까지 치솟더라도 80달러만 주고 원유를 구입할 수 있다.
 
풋옵션(put option·팔 수 있는 권리)은 정반대의 경우다.
 
FT에 따르면 지난주 유가가 75달러 선에 이르렀을 때 행사가격 80달러에 계약된 콜옵션 건수는 14만건으로, 75달러에 계약된 3만2000건을 압도했다. 80달러 대에서 콜옵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투자자들이 유가 랠리에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석유컨설팅회사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르 야콥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가 상승에 비관적인) 풋옵션 매수자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최근 유가가 75달러를 넘어서면서 콜옵션 매수자들이 늘었다”면서 “수급상황과는 별도로 옵션거래 자체가 유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한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급등하고, 하락세로 돌아서면 급락하는 추세적인 경향을 보이는 데는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국제유가는 지난해에도 7월 한때 14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5개월여 만인 그 해 연말에 30달러대로 수직낙하했다.
  
양춘병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