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화제 4선

2010 남아공 월드컵이 ‘패싱의 달인들’이 운집한 스페인의 승리로 한달 여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간 경기장에서 수많은 스타들이 명멸했지만 경기장 바깥에서도 각종 화제가 만발했다. 남아공 월드컵이 불러온 최고의 화제 4건을 선정해봤다.

▶파라과이 핸드폰녀, 알몸까지 공개?= 월드컵 때마다 늘상 미모의 여성이 전세계 언론을 타지만 올해는 단연 ‘파라과이의 핸드폰녀’ 라리사 리켈메다가 주목을 받았다. 파라과이의 현역모델인 리켈메다는 조별리그 파라과이 경기 때마다 풍만한 가슴 사이에 핸드폰을 끼워놓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 ‘파라과이 핸드폰녀’라는 애칭을 얻었다.
 
리켈메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경기의 중요도가 더해질 때마다 노출수위를 더 높였기 때문.  ”파라과이가 우승한다면 아순시온(파라과이 수도)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니겠다. 물론 내 몸을 파라과이의 국기색깔로 뒤덮은 뒤 말이다”며 누드공약까지 내세웠다. 리켈메다는 파라과이가 4강에서 탈락하자 “스페인을 응원하겠다”고 선언했고,스페인이 독일을 누르며 결승에 진출하자 자신의 전신누드 사진 3장과 축구장에서 찍은 상반신 누드 사진 1장을 공개, 세계 남성팬을 열광케 했다.

▶NASA까지 찾아간 최악의 ‘도깨비 공’ 자블라니 = 이번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는 경기초부터 예측할수 없는 궤적으로 선수들의 원망을 샀다. 공을 차는 스트라이커도, 공을 잡아야 하는 골키퍼도 회전이 제대로 먹지않는 자블라니를 맹비난했다. 그 때마다 자블라니를 만든 아디다스는 “공인구에 대한 불만은 늘상 있어왔던 일”이라며 받아넘겼다. 하지만 NASA(미 항공우주국) 에임스연구센터에서 측정한 결과 자블라니는 속력이 시속 44마일(70㎞)를 넘어서면 공을 제어할 수도, 움직임을 예측할 수도 없는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 무게가 440g으로 지나치게 가볍고, 밀도가 낮아 공중에 떠있을 때 더 끔찍해지는 ‘너클효과’가 생기는것으로 분석됐다. 선수들이 불평을 할만도 했다.

▶’남아공 제12번째 선수’ 부부젤라 = 월드컵 경기장을 지배한 것은 선수나 응원팀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나팔, ‘부부젤라’였다. 경적(123.6㏈)이나 드럼(122㏈)같은 ‘전통적인’ 응원도구를 제치고 가장 시끄러운 응원도구로 선정된 부부젤라(127㏈)는 15분이상 듣고 있으면 청각에 이상이 올 정도로 위험한 응원도구. 남아공 관계자는 “부부젤라는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의 상징으로, 남아공의 12번째 선수”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소음에 시달린 관중 및 시청자들은 귀마개를 하거나 TV볼륨을 줄이는 등 내내 부부젤라와 싸워야(?) 했다.

▶’악마의 입’ 심판들 = 이번 대회에선 유달리 심판들의 ‘오심’이 자주 터지며 심판들은 ‘악마의 입’이란 별명에 시달리게 됐다. 미국-슬로베니아전과 독일-잉글랜드전에서 나온 득점 무효, 아르헨티나-멕시코전 카를로스 테베스의 선취골 장면에서 나온 오프사이드 등 경기결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수많은 오심들이 월드컵을 먹칠하며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판위원장 주제 마리아 가르시아 아란다는 “남아공 월드컵 심판들이 전체적으로 수준 높은 판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독일전같은 ‘희대의 오심’을 인정하면서도, 심판들이 내린 판정 중 96%가 정확했다는 수치를 들이민 것. 그러나 FIFA는 오는 10월 열릴 규칙재정위원회를 통해 6심제ㆍ스마트볼 도입 등 심판의 오심을 막기위한 해법을 강구할 예정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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