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의 새 사령탑에게 바란다

한인커뮤니티 ‘새한의 멋진 부활’ 기대

6개월동안 주인을 잃었던 새한은행의 행장자리가 드디어 채워졌다.
 
지난해 3월 강제폐쇄의 초읽기에 몰린 상황속에서 극적으로 6000만달러 자본금 증자에 성공,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던 새한은 기존 이사진들이 물러나고 새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사진을 구성,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게 한고비를 넘겼던 새한은 지난해 10월 육증훈 행장의 돌연 사임으로 사령탑을 잃은채 초긴장 상태로 어렵게 지탱해 왔었는데 이번에 감독당국으로 부터 김동일 행장의 승인이 떨어진 것이다. 김 행장은 새한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후 6개월 동안 ‘컨설턴트’란 직책으로 데니얼 김 행장대행과 함께 은행의 대수술 작업을 외롭게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새한의 위기를 초래했던 대출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에 두팔을 걷어부쳤다. 20여년 경험을 토대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정밀 조사를 실시, 문제대출의 재분류 작업을 통해서 옥석을 가려냈다. 악성 대출을 무조건 손실 처리하기 보다는 한푼이라도 더 건져내겠다는 집념을 보인 것이다.
 
그러는 한편으론 대출관리 시스템을 한단계 격상시켰다. 필요서류를 추가로 챙겨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대출고객들의 영업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고객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문제성 대출 자산의 규모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 실시된 감독당국의 감사과정에서 다운그레이드가 한건도 없었다는 것은 그동안 김 행장팀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잘 설명한다.
 
또한 김 행장은 지점 관리에도 치밀함을 보였다.
 
지점마다 적절한 예금구조를 제시해 수익성을 높이도록 유도했다. 노후화된 컴퓨터 기종을 바꾸고 최신 관리시스템을 도입, 새벽 일찍 직원들을 출근시켜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게 했다. 한국에서 금융서비스 전문가들을 데려다 가장 근본적인 서비스 교육도 빼놓치 않았다.
 
몇개월째 ‘승인받지 못한 내정자’라는 세간의 비아냥속에서 남 모를 마음고생을 겪어왔던 김 행장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 졌다. 12일 정식 취임함으로써 경영 전반의 최종적인 책임자가 됐기 때문이다.
 
새한은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탓에 자금, 조직과 경쟁력 등 여러 부문에서 커다란 경영부담을 안고 있다. 상당부문을 해결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성 대출자산과 계속 씨름을 해야한다. 자본금 역시 불안한 상황이어서 추가증자의 중압감이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또 절대적인 자산 부족으로 대출 만기를 앞둔 고객을 붙잡기도 어렵다. 타운경기는 여전히 침체속에 빠져서 언제쯤 벗어날지 기약 조차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새로 구성된 이사진과 대주주의 빠른 정상화 요구 등도 부담 요인이다. 이같은 악조건들은 새로운 다짐으로 출발 하려는 김 행장의 발목을 붙잡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한은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수 있는 자생력을 갖고 있다. 이번 1분기에 흑자기조로 전환됐다는 사실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한의 가장 큰 강점은 사람이다.
 
그동안 벼랑끝에 내몰리는 치욕과 절망을 겪으면서 말없이 제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이야 말로 김 행장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소중한 존재들이다. 새한 직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던 만큼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위기극복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설령 개별적인 능력이 부족해 보일지라도 새한의 이름 아래 모여 있는 그들은 ‘일 하겠다’는 의욕이 충만한 좋은 일꾼들인 것이다. 지금 그 직원들은 김 행장의 손끝을 바라보며 ‘돌격 앞으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한인 커뮤니티도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새한의 멋진 부활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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