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환의 기자수첩] 한미FTA… 독(毒)인가 약(藥)인가

‘과연 내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가’
진지한 성찰 필요할 때

▲ 최승환 기자
 
ⓒ2011 Koreaheraldbiz.com

한국과 미국 양국 의회의 움직임을 볼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조만간 비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미FTA가 정식 체결, 발효되면 양국간 교역량이 크게 늘어나게 돼 우리 한인커뮤니티도 덩달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양국간 교역량 증가에 한인업체들의 상당한 기여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 FTA 시대가 펼쳐진다고 하더라도 가만히 앉아서 떨어지는 감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미FTA의 최대 수혜는 의류 및 원단을 위시한 섬유산업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얼마 만큼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라는 막연하고 안일한 대처보다는 ‘과연 내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가’를 구체적 대책을 생각할 때 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제 부터는 한국기업들을 가장 경계해야 할 경쟁상대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최근 LA다운타운에 개설한 경기도의 LA경기섬유센터나 몇년전에 오픈한 대구의 섬유센터들을 차치하더라도 한국의 섬유 및 매뉴팩처들은 이미 최고의 기술력과 인력 그리고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한국의 두진양행은 세계적 브랜드 게스의 USA프리미엄 라인을 생산해 미국과 일본, 홍콩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Am은 스위스 최고의 프리미엄 데님 기업인 ‘로열선데이’에 납품계약을 따냈다. 또한 세계적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우뚝 선 ‘포에버 21′의 경우 한국의 에프지인터내셔날에서 연간 100만장 이상을 납품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데님과 영컨템포러리 라인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속도와 디자인의 우수성을 앞세워 이미 미국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한미FTA에 따른 수혜의 포석을 깔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바상권의 한인업체들은 FTA가 체결되면 막연히 좋아진다더라 또는 우리에게도 혜택이 많다더라는 식의 탁상공론 내지는 장밋빛 환상에 빠져 제자리에 서있는 꼴이다.
 
한인 의류, 원단, 봉제업체들은 한미FTA 시대를 맞아 한국으로 진출 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오는 기업들과 맞대결 할 것인지, 맞대결을 한다면 이길 자신은 있는지 등에 대한 대비책과 경영전략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혜택은 고사하고 밥그릇만 빼앗기는 형국이 될 것이다.
 
물론 한인업체가 한국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과제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할때 100% 미국 디자인만 가지고 들어갔다간 백전백패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한 예로 미국 유명 브랜드’a'나 미스식스티는 미국식 디자인으로 진출했다 큰 손해를 본 후에야 한국서 만든 디자인을 90%이상 활용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이는 한국인 고유의 체형에 걸맞는 패션 트랜드와 고객 취향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였다.
 
따라서 한미FTA의 열매를 얻기 위해선 한국에 진출하든 미국에서 경쟁자와 맞서든 이길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지 않으면 한국에서 몰려오는 막강한 경쟁상대들에게 텃밭 마저 내주는 큰 피해를 입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최승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