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향후 5년내 김치시장 두배 커진다

미국내 김치 시장 규모가 향후 5년내에 두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10일 LA한인타운 마켓에서 한 주부가 김치 진열대 옆을 지나고 있다.
최승환기자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의 미국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국 현지생산 방식으로 새로운 김치를 출시한 풀무원USA측의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김치시장 규모는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연간 1억1천만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5천5백만달러 규모는 상업용이라기 보다 200만 미주 한인동포 가정에서 직접 담궈 소비하는 분량으로 추정된다. 1600여개에 달하는 미국내 한식당에서 만들어 소비하는 규모는 2천750만달러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나머지 25% 가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상업용 포장김치다. 이 포장김치시장에서 한국산 수입브랜드는 20% 정도인 539만달러 규모에 그치고 있으며, 나머지 80%인 2천2백만달러 규모의 시장을 미국내 로컬 생산업체들이 나눠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상업용 포장김치 시장은 향후 5년내에 두배 가까이 되는 5천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풀무원USA의 예측이다.

풀무원USA 이해구 전략담당 상무는 “최근 K-POP을 중심으로한 한국 대중음악과 한식세계화 캠페인 등으로 한류가 미국에서 강력한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같은 환경이 이어진다면 한식의 간판아이템인 김치에 대한 수요는 한인동포가 아닌 타인종 시장에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2~3년 사이에 한국 식품의 미국 및 세계시장 진출은 연간 50% 이상 수출물량이 증가할 정도로 괄목할 만했지만 ‘김치’의 해외시장 진입은 미약했던 게 사실이다. 미국내에서만 보더라도 생산 유통되는 김치의 5%만이 타인종 시장에서 소비될 뿐 이다.

‘종가집’을 비롯, ‘풍산농협’, ‘동원’ 등 한국산 수입김치는 거의 대부분 한인동포시장에서 소비될 뿐 타인종 시장 진입은 생각조차 못하는 형편이다. 김치 자체의 특성상 타인종의 입맛을 공략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수출입 과정에서 숙성도가 길어져 심지어 한인들로부터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산 수입김치를 한인시장에 판매하던 풀무원이 미국 현지법인 풀무원USA를 통해 지난 10월 15일부터 100%한국산 양념재료로 미국현지에서 생산하는 혼합방식으로 김치 시장에 새로운 깃발을 내건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미 20여개의 한국수입산 및 로컬 김치가 난립하는 시장상황에서 현재의 시장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획기적인 시장확대 전략이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풀무원의 미국 김치 시장 진출이 긍정적인 성과를 나타내면 CJ제일제당 등 한국식품 경쟁사들이 잇따라 한국산 재료와 현지생산이라는 혼합방식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점에서 김치 시장의 전체 규모는 확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설득력이 있다. 그럴 경우 미국내 영세한 한인 김치생산업체들이 한국 식품기업에 의해 인수합병되는 상황도 잇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승환 기자 

“타인종 김치시장 두배이상 커질 것”
현지생산 김치 내놓은 풀무원USA
100% 한국산 양념..자꾸만 손이 가는 ‘밥도둑 김치’

풀무원USA 이해구 상무(왼쪽)가 마케팅 매니저 김상훈씨와 최근 출시된 김치의 반응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최승환 기자


“밥 반찬이 아니라 김치를 먹기 위해 밥을 더 먹게 된다”
풀무원USA의 이해구 전략담당 상무는 지난달 15일부터 출시된 풀무원 김치의 맛을 그렇게 쏙 들어오는 한마디로 자랑했다. 아무리 자사제품이라지만 까짓 흔해 빠진 김치에 ‘간장게장’이나 ‘영광굴비’와 같은 맛의 반열에 올리는 ‘밥 도둑’ 칭호를 갖다 붙이는 게 과장스럽지 않은가.
풀러튼 풀무원USA 키친룸 탁자위에는 풀무원 두부에 곁들여 놓은 김치 한접시가 놓였다. 한점 집어먹었다.
“흠…나쁘지 않군.”
젓가락을 놓으려다가 두부에 얹어 또 한점을 삼킨다. 이상하다. 자꾸 김치가 김치를 부른다. 또 한 젓가락, 또 다시 한 점…. 결국 김치 한접시를 거의 다 비워버리고 말았다.
“좋은데요. 아주 많이.”
마침내 이 상무의 ‘밥도둑’ 표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찬사 한마디를 더 얹어서.
“이 정도라면 더 이상 반찬이 아니군요. 밥도둑 간장게장에 도전할 만 합니다”

풀무원USA가 미국내 김치 시장에 한국산 양념재료와 미국산 배추를 결합한 방식의 로컬생산체제로 뛰어들었다. 지난 10월 15일 소리소문없이 6개 한인마켓에 출시된 풀무원김치는 2주만에 2~3㎏(80~106온스)짜리 2천봉지가 팔렸다. 만만찮은 출발이다. 소매가격이 평균 15~18불대로 로컬생산 김치에 비해 60~80%나 비싼데도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은 요인은 무엇일까.
“배추와 무만 미국농장에서 재배한 걸 사용할 뿐 맛을 결정하는 양념은 100% 한국산이어서 깊고 감칠 맛을 낸다”라고 이 상무는 설명한다.
풀무원USA는 과거에도 한국 본사 생산김치를 수입해 미국시장에 내놓은 적이 있다. 한때는 로컬업체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으로 현지생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순 한국산 양념에 충실한 레서피를 강조하고 있지만 OEM 생산 시절에도 그랬다. 뭐가 다를까.
“OEM 방식일 때는 생산과정에서 우리의 품질관리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은 면이 있었다. 이번에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주문생산하지만 오로지 풀무원김치만 만들도록 계약했고, 레서피 적용과 품질관리 또한 완전하게 우리회사의 통제를 받도록 했다”
이해구 상무는 “1년 이상 김치시장을 다시 분석했다”며 “김치 생산 경험이 있는 로컬 업자를 엄선, 한국 본사에서 연수교육을 받게 하는 한편 풀무원의 자금지원으로 연방식품의약안전국(FDA)가 공인하는 공장시설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풀무원이 원하는 김치’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들려준다.

미국 김치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제조일과 유통기한, 숙성도 표시를 포장에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천연양념의 원재료인 마늘, 생강,양파,고춧가루,찹쌀가루,새우젓,멸치액젓 등의 원산지를 태그에 인쇄,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는 것도 차별화돼 보인다.
한국의 식품대기업이 미국내 생계형 한인업체들과 김치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궁금하다.
“김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식품이고, 그런 이유로 미국내 한인김치시장은 대기업이 손 댈 곳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는 이상무는 “우리는 타인종 시장을 공략해 김치시장의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 현지생산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비한인 시장 유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 김치업체를 예로 들었다. 타인종이 그 브랜드의 김치에 대해 한인들에게 물었을 때 한인시장에 공급되는 양이 적은 만큼 제대로 평가를 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비한인 시장에서 김치수요의 확장은 더디게 될 것이다.
“풀무원김치는 일단 한인들로부터 인정받는 단계를 거치면 타인종 시장으로 뛰어들 것이고, 경쟁업체들이 참여해 미국내 김치시장의 파이를 지금보다 두배 이상 키우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풀무원 김치는 현재 연간 4백만~5백만달러대에 머물러 있는 타인종 김치시장 규모를 5년내에 1천만달러 이상으로 부풀리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인마켓은 단지 교두보일 뿐이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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