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젖소’-한국과 미국의 온도차

한국인 지난 2008년 이후 국가-국민간 신뢰차 커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24일 일명 광우병으로 불리우는 ‘소 해면상뇌증’(BSE·이하 광우병)이 6년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연방 농무부가 발표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국인 한국 국민들은 지난 2008년에 촛불시위 등으로 시끄러웠던 ‘광우병 파동’수준의 반응을 보이며 ‘쇠고기 수입검역을 즉각 중단하고 판매를 보류해야 된다’며 흥분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대형 마트들은 한 술 더 뜨고 있다. 한국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즉각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을 한시적으로 판매 보류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한인동포사회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농무부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25일 LA한인타운내 고기구이 식당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식품마켓들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쇠고기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고 한다.

그러면 왜 같은 사건으로 한국에서는 ‘광우병 파동’ 수준의 반응을 보이고, 정작 광우병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의 중심에 살고 있는 한인동포들이나 다른 주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지 궁굼해진다. 한국민들과 미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광우병 젖소 발견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차와 반응에 따른 온도차는 왜 이렇게 클까?
 
그 해답의 실마리는 어쩌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인들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은 미국정부가 어떠한 사건발생 시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하는 자료와 상황설명을 대체로 잘 믿는 편이다. 국민과 국가 간에 그만큼 신뢰체계가 단단하게 갖춰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광우병 발생후 미국 정부가 발표한 대로 ‘젖소 한마리가 광우병에 걸렸고 육우로 판매한 적이 없으며 우유를 마셔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은 없다’는 자료를 그대로 믿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반응할 뿐이다.
 
그 대응방식은 철저하게 개인적 차원에 머무른다. 어떤 이는 ‘정부 발표대로 별 일 없겠지’라며 여전히 쇠고기를 즐겨 먹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그래도 좀 꺼림칙하니까 쇠고기 먹는 걸 자제해야지’라는 정도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반면에 한국민들은 미국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전달하는 한국정부의 광우병 발생 젖소 관련 발표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직후 정부가 일간신문에 게재했던 광고 가운데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문구를 되찾아내 왜 그때 공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국민과 정부의 신뢰관계가 이미 깨져 있다는 증거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한 적어도 한국 국민과 정부 간에 믿음을 바탕으로 소통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착잡할 뿐이다.

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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