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규정 무시되고 있는 한인회장 선거

문제점 많은데 ‘일단 덮고 보자’
한인들 시선은 나 몰라라

세익스피어의 희곡 중 “끝이 좋으면 모두 좋다”라는 걸작이 있다. 한때 세계의 절반을 정복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결국 모든 문제는 당신이 이룬 결과로 결정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모두 결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들이다. 하지만 이를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좋으면 된다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오는 19일 열리는 제31대 LA 한인회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배무한 후보의 학력문제 그리고 박요한 후보의 비영리단체장 경력 부족 문제, 선관위의 역할 부재, 그리고 스칼렛 엄 회장의 선관위 해체라는 무리수까지. 비록 경선을 통한 회장 선출이라는 모두가 원하던 결론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 문제를 푸는 과정을 보면 원칙과 규정이 무시되고 정당치 못한 수단이 동원된 것이 부지기수로 발견됐다.

우선 두 후보간 자격 문제를 보자. 배 후보의 학력 문제를 보자면 한인회장 선거 규정에 학력을 규제하는 말이 없으니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박 후보는 배 후보의 학력이 중졸인데 이를 고졸로 속였다며 문제 삼았다. 만일 배후보가 정말 학력을 속였다면(배 후보는 고교 졸업장을 소지하고 있다) 이는 근본 자질의 문제가 되기는 한다.

박 후보의 경우는 조금 더 문제가 심각했다. 바로 선거규정에 회장 입후보 자격 중 하나로 명시된 비영리 단체장 역임 경험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비록 양후보와 선관위 그리고 엄회장까지 문제를 덮기로 결정하며 일단락 됐지만 만일 박 후보의 경력이 모자르다면 이는 엄격히 회장 박탈 사유가 된다. 악법도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배 후보의 학력 문제와 마찬가지로 ‘다 덮기’로 결정한 양후보측과 선관위 그리고 엄 회장의 묵인으로 은근 슬쩍 넘어갔다.

선관위가 박 후보의 자격 문제를 수차 의논하고 내부에서 “자격미달이다. 당연히 탈락 사유다”고 규정하고 비공개 투표 직전까지 간 것을 보면 이 문제는 그냥 넘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엄회장의 부탁으로 연기했다”등의 핑계로 책임을 모면하려 했다. 또 전체 과정에서도 특정 후보에 대해 ‘까다롭게 군다’는 인식을 심어줘, 결국 불공정 선거가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심지어는 “내막을 밝히면 한인회가 파탄난다. 돈 문제가 개입됐다”등 선거 자체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발언도 흘려내 더 많은 추측을 낳게 했다.

엄 회장의 문제는 가장 심각하다. 선관위는 비록 한인회를 통해 임명되지만 독립기관이다. 회장이 선거에 개입해 후보 자격 심사 연기를 요청하고, 나아가 선관위원 업무 정지를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는 행위다. 한인회 운영 규정에도 이런 권한이 명시되지 않았고 상식선에서 봐도 이는 엄격한 부당 개입이다.

결국 모든것은 좋지 못한 전례만을 남기고 지난 4일을 기해 양후보간의 경선진행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 선거 사태를 지켜본 한인들은 “한인회야 말로 원칙도 없는 단체”, “근본도 없다”, “앞으로도 선거 규정은 합의하에 무시될 수 있다”, “잘못하면 또 다른 한인회가 나오겠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연 한인회와 주변인들은 이러한 한인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있는 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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