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 예약 취소 불감증 문제 있다

무료 행사, 위약금 등 없어 편의 따라 취소 가능
예약은 약속, 취소가 쉽지 않다는 인식 가져야

최근 LA에 한국 유명연예인 K가 참가하는 무료 콘서트가 열렸다. 마땅한 소일 거리가 없던 한인 김 씨는 별 생각 없이 인터넷을 통해 티켓을 여러장 예약했다. 만석을 예상해 미리 예약해두자는 생각이었지만 행사 당일이 다가 오면서 나머지는 취소했다. 예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도 없고 담당자의 얼굴도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다.

김씨 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열린 모 여행사의 무료 관광 프로그램 역시 예약을 해놓고도 막상 당일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이 상당 수 발견됐다. 이처럼 각종 행사에 미리 예약을 하고도 가격이나 시간이 좀더 좋은 경우가 나오면 다른 예약은 태연히 취소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그나마 예약 취소 사실을 미리 알리는 경우는 예약 취소를 알리지도 않은 소위 ‘예약부도(No show)’에 비하면 그나마 양반이다.

콘서트 개최 측의 한 관계자는 “현실상 예약자가 타 행사 등에 복수 예매를 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 예약자들이 자신의 사정에 따라 타 예약을 취소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미리 알려줘 차선책이라도 찾게끔 하는 배려만을 바랄뿐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실시된 한국인들의 예약 취소율 조사 결과를 보면 예약 취소 혹은 부도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항공, 공연 등의 예약 취소와 부도는 부분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15%를 상회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예약 취소 및 부도가 다른 이용자의 기회를 악의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물론 행사 주최측의 피해도 막심하다는데 있다. 유료의 경우 그나마 계약금 환불이나 취소 수수료 등의 페널티가 있는 탓에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무료 행사의 경우 취소자는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다.

행사 관계자들은 “소비자의 예약 취소 및 부도에 대한 제재조치가 명확히 언급돼 있는 유료 이벤트의 경우에도 최종 위약금을 받아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료 행사는 어떻겠느냐”며 “또 한국인들이 계약서 우선이 아닌 전화나 인터넷 상으로 예약과 입금을 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계약내용 특히 예약취소 수수료 사항 등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발뺌하면 참 힘들다”고 말했다.

예약이란 한마디로 어느 일정한 조건을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에 따른 권리를 보장 받는 것을 의미한다.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그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며, 예약을 언급도 없이 지키지 않는 것은 약속쯤은 깨면 그만이라는 낮은 도덕수준이 나타나는 것이다. 예약은 약속이다. 예스라고 말하기전에 내가 과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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