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유의 춤과 사랑이야기] 따로국밥의 순수한 맛과 머스커닝햄

머스 커닝햄1
탕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은 간밤의 술기운을 쭉 빼기 위해 국밥 한 사발을 찾는다. 이때 밥과 육개장이 따로 따로 나온다 하여 ‘따로국밥’이라는 이름 하에 애주가들의 입맛을 잡는 대구지역의 사랑받는 메뉴가 있다.
 
춤에서의 따로국밥. 따로 국밥집의 주방장은 머스커닝햄(Merce Cunningham)이다. 국밥 한사발 비우면서 속 시원히 흘린 땀과는 달리 그는 관객들에게 진땀을 흘리게 하는 아이디어 맨 이다.

웬만한 참을성과 예술깨나 이해한다는 마니아들도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잘 보았다고 해야 하는지” 혹은 “저거 뭐야?”라고 반문을 해야 하는지 말문을 턱 막히게 하는 현대무용가이다.

모든 재료의 순수한 맛을 인정하는 주장방 머스커닝햄. <몸뚱이로 움직이는 모든 것은 움직임이요, 즉 춤이다>라는 절대적인 철학을 가진 전위 무용가이자 안무가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것이 따로 따로 논다. 무리 지어 추는 춤도 무용수 각자 각자가 따로 따로, 음악도 따로 따로, 무대장치 또한 따로 따로 논다.

이러한 예술세계를 지켜준 절대적인 지지자 존 케이지. 이 두 남자는 애인이자 영혼한 예술적 반려자였다. 4분 33초 동안 피아노 건반 하나 치지 않았던 존 케이지. 그리고 그는 그의 작품을 <4분 33초>라고 명명했고 관객들의 야유, 숨소리, 자그마한 소음조차 음악이라고 말했던 파격적인 예술가. 그러한 예술가와 움직임을 통해 공동 작업을 했던 사람이 머스 커닝햄이다.

주사위를 던져 그 주사위에 따라 춤을 추는 <우연(happening)>을 모티브로 한 작품 뿐 아니라 그는 몸의 움직임에 극대화된 자유를 줌으로 <움직임= 춤>이라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서는 <느낌>이라는 감미로운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감동이 없는 작품, 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진보함을 찾을 수 있는 작품.그것이 머스 커닝햄이 추구하는 예술관이다.

2009년 90세의 나이로 뉴욕 자신의 집에서 평온히 삶을 마감한 그는 무용계 혹은 포스트 모더니즘의 거장 답지 않게, 자신의 죽음 이후 본인의 이름을 가지고 그 어떠한 공연도 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무소유의 죽음>을 맞이한다. 진정한 자유를 움직임 속에서 찾은 머스 커닝햄.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은 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는 마지막 인터뷰를 끝으로 그의 긴 인생의 여정을 마감했다. 
 
정지유/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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