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비만 대책으로 청량음료에 세금

코카콜라, “비만, 세금으로 해결못해” 반발

블룸버그, 페냐 니에토 대통령 응원군 자처

‘뚱보나라’로 꼽히는 멕시코에서 정부가 비만과 당뇨병 완화에 필요하다며 청량음료에 추가과세 방안을 내놓자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8일 멕시코가 국민 비만도에서 불명예스럽게도 미국과 다투고 있다면서 그 해결책의 하나로 청량음료 1리터 당 1페소(87원)의 추가 과세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코카콜라는 10일 성명을 통해 “청량음료에 대한 과세로 비만과 같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청량음료에 포함된 칼로리도 문제가 되지만 모든 칼로리가 문제가 된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량음료업자협회도 청량음료에 대한 추가 과세로 비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사탕수수 생산자와 1억1800만 인구 가운데 45%에 이르는 극빈층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는 정부가 추가 과세를 강행하면 개인당 칼로리 소비량이 기껏 1.1%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멕시코 국내에서 청량음료업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뜻밖의 원군이 나타났다.

바로 미국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다. 그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비만 대책과 청량음료에 대한 추가관세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을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조만간 뉴욕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블룸버그 시장이 멕시코 비만 대책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뉴욕시내의 학교와 식당에서 청량음료를 몰아내겠다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지난 7월 법원에서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고 정책 추진이 좌절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 국민은 개인당 연 163리터의 청량음료를 소비하는 데 이는 미국의 118리터 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멕시코 비만 인구는 32.4%로 미국의 35.7%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또 멕시코 국민의 10.8%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멕시코에서 청량음료에 대한 추가과세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프랑스에 이어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청량음료에 철퇴를 내리는 국가가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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