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뢰로 쌓은 ‘이라크 수주탑 ’

김승연 회장 ‘신뢰경영’ 밑바탕 결실
40억弗 화학 플랜트건설 LOI 체결

한화케미칼이 4조원대 화학 플랜트 건설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이라크 진출을 추진한다. 비스마야 신도시에 건설에 이은 한화그룹의 ‘제2 이라크 프로젝트’가 될 이번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와 쌓은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20일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사장)는 지난 19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모하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 차관과 만나 이라크 현지에 에틸렌 생산설비(크래킹 센터)와 석유화학제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 투자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총 투자 규모가 약 40억달러(4조2340억원)로 전망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화케미칼은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100만t 규모의 에탄ㆍ천연 가솔린 분해시설과 이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PE)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플랜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020~2021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이라크 정부와 사업성 검토 등 구체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한홍(왼쪽) 한화케미칼 대표와 모헤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 차관이 지난 19일 서울 한화빌딩에서 이라크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추진 합작 투자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케미칼]

이번 사업의 목적은 저가 원료 선점을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다. 최근 몇 년 새 중동, 북미 지역의 에탄가스 기반 저가 제품이 등장하면서 한화케미칼 등 우리나라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나프타(원유) 기반 제품은 30~50%가량 비싸 원가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김 회장의 부재에 따른 사업 차질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없어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이라크 정부와 LOI를 체결하는 데에 1년 넘게 걸렸다”며 “상업 생산까지 7년 이상 걸릴 텐데 (사업) 진척이 늦어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화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업체 최초로 중동에 진출,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업체 시프켐(Shipchem)과 합작사인 IPC(International Polymers Company)를 설립했다. IPC는 내년 1분기부터 연간 20만t 규모의 PE 제품을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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