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3.0’은 성공할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서울 노원병 재보선에서 당선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먼 길을 돌고 돌아 제도 정치권에 정식 입성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줄기차게 외쳐온 ‘새 정치’의 둥지를 어렵게 여의도 한복판에 튼 것이다. 단순히 국회의원 300명 중의 1이 아닌 야권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그의 성공 여부는 바로 민생과 소통, 참여, 생활정치로 요약되는 ‘새정치’ 실험에 달렸다. 이른바 ‘안철수 3.0’이다.

안 의원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변화를 거듭했다. 정장 구두 대신 운동화, 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목덜미 뿐만 아니라, 캠프 내 소통방식, 악수방법과 눈맞춤 방식에도 변화를 주려 노력했다.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안 의원이 대선 당시 패인을 분석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으려 했다는 전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선거캠프의 운영방식이다. 캠프 참모들과 가급적 자주 회의를 갖고 주요 의사결정에 참모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애썼다. 대선 때 일부 핵심참모에게 결정권한이 집중된 패인을 극복하려 한 것이다. 주요 기자회견문을 작성할 때도 참모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지난 대선 때 기자회견 직전까지 안 의원 본인 외에는 아무도 그 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과는 달라진 점이다.

시민과의 접촉방식도 변했다. 대선 때 백화점, 상가 등 인구밀집지역을 주로 찾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개별 접촉이 가능한 곳을 주로 방문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저 운동장 끝에 한 분 계시면 열심히 쫓아가서 손잡고 말씀을 나눈다. 충분히 듣고 교감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애매모호하게 맴돌던 눈동자는 정확히 상대방의 미간을 꿰뚫고, 악수방식도 힘 있고 정중해졌다. 그의 새 정치가 이제야 겨우 소통의 첫단추를 뚫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시도하는 새 정치 실험이 중앙정치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조직도 없이 ‘새 정치’라는 가치만으로 승부를 던져온 안 의원이 여의도 입성 후에도 이전의 폭발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그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돼 온 애매모호한 화법과 불확실한 정치 행보는 국민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안 의원은 당선 직후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 드리겠다”고 밝혔다. 향후 새 정치에 걸맞는 가치와 정책을 제시하며 기존 정치와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밀봉인사ㆍ불통정치를 장외에서 강하게 비판해 온 그가 기존의 중앙집권적ㆍ권위주의적 정치구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른바 정치차원의 ‘안철수 3.0’이 주목되는 이유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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