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세라믹 “타일에 디자인ㆍ기술 입혔더니 고부가가치 제품 변신”

이대영 회장 “소비자 원하는 제품 공급…내년 당진 2공장 증설”

‘ZOO커피’ 인수 사업다각화…1년반만에 정상화 중국 진출도

“단순한 타일제품 만들어선 중국과 가격, 규모 면에서 경쟁이 되질 않습니다. 뭔가 다른 것,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만들어내야죠.”

충남 당진의 태영세라믹(대표 이대영)은 중국산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든 국내 타일산업을 다시 일으키고 있는 회사다. S사, D사 등 국내 타일명가들이 하나같이 경쟁력 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태영세라믹은 내년 제2공장을 증설한다. 이 경우 단일공장에서 연간 28만상자 규모의 복합타일 생산이 가능,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300억원 수준인 매출액도 내년 450억원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대영(59) 태영세라믹 회장은 24일 “타일공장을 증설한다고 하니 업계에선 ‘미쳤다’고들 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산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제품, 새로운 가치 창출과 경쟁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태영세라믹의 이대영 회장이 최근 서울 논현동 서울영업본부 전시실에서 자사가 생산하고 있는 음이온ㆍ색채타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태영세라믹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지난 2005년 후발주자로 타일시장에 진입한 이래 국내 유일의 ‘단일소성(single firing)’ 기술을 확보,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같은 타일선진국의 기술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 공정에서 벽타일과 바닥타일을 동시에 양산해내는 기술로 생산성을 극대화해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매년 300여가지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그 중 50% 이상을 상품화해낸다. 음이온타일ㆍ황토타일ㆍ원적외선타일 등 친환경제품 제조기술을 보유, 타일업계 최초로 로하스(LOHAS) 인증도 획득했다.

이 회장은 “타일은 건축자재이면서 인테리어자재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단일소성으로 에너지값을 절약하고, 색채 및 디자인, 기능성을 입힌 제품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런 덕분에 태영세라믹은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운 와중에도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가격도 경쟁사 제품에 비해 10% 가량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재고 없이 내년 봄까지 주문량이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문화 면에서도 태영세라믹의 경쟁력은 돋보인다.

우선 경영실적을 100% 공개해 직원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100여명의 임직원이 성과를 함께 만들고 그 과실을 나누고 있다. 분기별 노사간담회를 통해 양측의 애로를 듣고 협조를 얻어내는 구조다. 협력사와의 거래문화 또한 동반성장에 입각해 이와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제39회 국가품질경영자대회’에서 올해 대회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타일업계에서 품질경영 관련 유공자 훈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영세라믹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지난해 6월 부실에 허덕이던 ‘ZOO커피’를 인수했다. ZOO커피는 인수 이후 1년반만에 거의 정상적인 회사로 탈바꿈했다. 전국 가맹점 수가 120여개로 늘어났고,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로도 진출했다.

비결은 본사와 가맹점주 간 신뢰와 상생관계 구축. 본사와 전국 가맹점주가 한자리에서 모여 애로사항을 털어놓고 상생협력을 결의하는 등 갈등소지부터 없앴다. 이어 그동안 하지 않던 인테리어 개선과 신메뉴 공급도 했다.

이 회장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직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한다는 ‘제조업 정신’으로 누적된 문제에 대해 정면돌파 했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중심에 놓고 경영하는 자세를 견지해 회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