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앤트렌드>미국경제의 부활은 기회이자 도전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최대 경제위기를 맞았던 미국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3년간 750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실업률은 지난해 8.1%에서 7%로 떨어졌다. 한 때 매월 600억~700억 달러에 달했던 천문학적인 무역수지 적자는 최근 400억 달러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경상수지 적자도 꾸준히 줄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줄었다. 2009년 GDP대비 10.1%에 달했던 재정수지 적자 역시 올해 4.2%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은 제조업과 금융보험, 유통이 견인하고 있다. 응급처방이 불가피했던 미국 주택시장과 자동차산업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연준(FRB)은 내년 3.1%에 이어 2015년 최대 3.5%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실업률도 내년 6.4%, 2015년 5.9%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미국이 지난 12월 18일 자산매입 규모를 내년 1월부터 현행 매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한 데서도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다. 이미 세계 제조업의 주도권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로 넘어간 상태에서 제조업강국 미국의 부활이 가능할까?

최근 미국의 성공적인 셰일가스 개발은 제조업의 제조원가를 낮추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면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의 완전 자급자족이 가능해지면서 무역 및 재정수지도 대폭 개선되고 있다. 게다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성도 연간 2~3%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부활(MIIA)과 범정부차원의 투자유치, 1960-70년대 한국식 수출드라이브정책(NEI)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31일부터 이틀간 백악관 주도로 오바마 대통령과 주무장관들이 나서 58개국 1300여명의 외국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투자유치 행사(SelectUSA Summit 2013)를 벌인 것도 그 일환이다.

해외기업과 미국내 기업을 차별화하는 양동정책과 제조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해외에서 생산했던 미국기업들이 되돌아오고 미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도 꾸준히 증가추세이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감소, 제조업 생산성 향성, 노동시간 증가는 제조업 부활의 반증이다.

이것은 분명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청신호다. 다행히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어 경쟁국들보다 유리하게 미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2011년 우리나라의 4번째 교역국으로 밀려났던 미국이 한미FTA 발효에 따른 관세혜택 등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에 우리의 두 번째 교역상대국으로 올라선 것이 그 반증이다.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화학제품 수출과 농산물, 반도체장비, 항공기 및 부품, 농산물 수입이 활발하다.

한미FTA와 미국의 제조업 부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근 미국의 수출입이 모두 늘어나고 있는 산업용 원부자재와 소비재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화학, 철강ㆍ알루미늄과 같은 1차금속 등 에너지집약형 산업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미국은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수출 및 투자지원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미국 내 투자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공동연구개발 및 창업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이러한 각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의 정부조달시장도 적극 공략해 볼만한 시장이다. 아울러 수출통제, 반(反)부패, 공정경쟁, 분쟁광물 등 미국 규범의 글로벌화에 따른 대응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와 제조업의 부활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우리 경제에 있어 기회이자 도전인 셈이다.

성영화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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