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예측>활짝 꽃핀 여행문화…외래관광객 1300만명 넘고, 한국인 1600만명 해외여행

경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여행문화는 활짝 꽃이 필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몇 년째 2만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여행과 휴가, 레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저성장에 익숙해지면서 이러한 욕구를 실행에 옮기기 때문이다. 올해 해외로 출국하는 한국인은 1600만명에 달해 전체 국민의 25%를 넘을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가 패키지 여행을 제한한 중국의 새로운 관광법(旅遊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구매력이 높아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과 북한관련 한반도 정세가 변수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방한 외국인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5월초 4일간 연휴 해외여행 피크=한국인들의 해외여행 붐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출국자 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2012년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에 나선 사람은 2012년 1374만명으로 8.2%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00만명으로 9%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엔 1600만명에 달해 중복 여행에 나서는 사람을 제외하면 국민의 25% 정도가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대상지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1~10월 사이 목적지별 출국자를 보면 최대 관광지인 중국이 소폭(-2.8%) 감소한 반면 일본은 엔저 영향으로 26.6%나 늘어났다. 특히 대만이 25.8% 증가해 새로운 여행지로 급부상했으며, 태국(12.4%) 필리핀(22.3%), 터키(16.8%) 등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으로 출국한 여행자도 46.3%나 증가해 영국을 기점으로 동유럽과 북유럽을 포함해 유럽을 여행하는 한국인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1월 한국인의 해외여행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국인의 높은 해외여행 열기를 보여주었다. 최근 1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84.8%가 올해 해외여행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생애 처음 외국을 방문한 연령은 평균 28.2세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이 사치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는 응답이 61.9%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응답자의 76.9%가 대체공휴일제 시행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해외여행 시기로 5월5일(월) 어린이날과 6일(화) 석가탄신일로 이어지는 4일 연휴에 다녀오겠다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월 9일(목) 한글날 징검다리 연휴(26.1%)와 추석 4일 연휴(23.8%)로 나타나 봄과 가을에 해외여행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관광객 1300만 시대, 관건은 환율=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몰려오는 중국 관광객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10%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2009년 782만명으로 전년보다 13.4% 늘어난 데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12.5%, 11.3% 증가율을 보였다. 2012년엔 13.7%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연말까지 1210만명이 한국을 찾아 9%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엔저 현상과 북한의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 위험, 중국의 관광법 시행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류 바람과 지방의 대형 이벤트, 의료관광, 올레 열풍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유엔관광기구(UNWTO)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순위는 2012년 기준 23위,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는 6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 상위 25개국 가운데 최근 5년간 관광객 증가율이 61.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관광의 열기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405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3% 급증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36%로, 일본(22.5%)을 제치고 1위 국가에 올라섰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인의 입국 행렬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늘어날지 관건은 환율과 북한 변수다. 환율의 경우 엔화가치 하락과 원화가치 상승이 지속될 경우 관광객 유치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이 25% 이상 급감한 것은 한중일 외교갈등과 대북관계 불안에다 엔화 약세까지 겹쳤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이를 상쇄했지만, 원화강세가 계속될 경우 전반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올해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겠지만, 환율과 정치ㆍ외교적 변수에 따라 그 증가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소와 면세점 등 관련업계는 올해도 호황을 지속할 전망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외래 관광객 1200만명 유치의 경제적 효과로 약 25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9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굴뚝없는 수출, 관광산업이 새로운 효자산업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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