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어김없이 나타난 대구의 ‘익명 기부천사’

[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지난 30일 저녁 무렵,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기부를 하고 싶으니 사무실 앞으로 잠깐 내려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2012년 1월부터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거액을 기부해왔던 키다리아저씨, 그가 또 다시 찾아온 것이다.

황급히 사무실 앞으로 내려간 방성수 사무처장은 사무실 앞에서 키다리 아저씨를 만났다. 그는 “이 돈이 대구 소외된 이웃들에게 쓰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남기며 봉투 한 장을 건넸다.

봉투 속에는 1억2000여만원의 고액 수표 1장이 담겨져 있었고 금액을 확인한 방 사무처장은 키다리 아저씨에게 1억 이상 고액기부자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의 가입을 제안했지만 “남몰래 선행을 행하고 싶다”는 말을 남긴후 홀연히 사라졌다. 


이 60대 남성의 키다리 아저씨는 2012년 1월께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와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같은 해 12월께도 직원을 국밥집 앞으로 불러내 1억2000여만원을 기부한 적이 있었고 이번 3번째 기부로 키다리 아저씨 기부누적액은 3억4000여만원에 달했다.

방 사무처장은 “대구시민을 대표해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 준 키다리 아저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 성금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돼 더 큰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1월20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73일간 이웃돕기성금을 집중적으로 모금하는 ‘희망2014나눔캠페인’은 60억4000만원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준 성금 1억2000여만원을 포함해 현재 기부액 49억7500여만원으로 사랑의 온도 82도를 기록 중이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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