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늪 건자재업체들 ‘B2C’로 기웃

건축자재 브랜드화 이어 소비자 대면 직매장으로 불황 타개 한창

KCC ‘홈씨씨’ 확대ㆍLG하우시스 ‘지인윈도플러스’ 150개로 늘려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제품 브랜드화에 열중하던 건축자재 기업들이 소비자와 직거래(B2C) 매장을 확대하며 거리를 좁히고 있다. 건설ㆍ부동산 관련 전방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기업간거래(B2B)를 줄이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나선 것이다.

시작은 KCC가 빨랐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전남 목포에 건축ㆍ인테리어자재 백화점격인 ‘홈씨씨인테리어’ 1호점을 연데 이어 2010년에는 인천에 2호점을 열었다. 모델은 미국의 홈디포다. 3000∼5000평 크기의 대형 매장은 KCC 제품을 포함해 목재, 천장재, 외장재, 페인트 등 3만여 품목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울산에 ‘홈씨씨인테리어 울산전시장’을 열며 영남권에도 기반을 마련했다. 이 전시장은 1, 2호점과 달리 시범사업 형태인 100평 크기다.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해본 뒤 부지가 마련되는 대로 기존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KCC 관계자는 22일 “수도권과 호남권에 이어 영남에서도 ‘홈씨씨인테리어’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망을 확대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며 “향후 전국적으로 거점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창호’를 기치로 품목을 특화해 2011년 서울 잠실에 ‘지인 윈도우플러스’ 1호점을 열었다. 창호전문점의 시작이다. 이후 직매장과 대리점 형태로 매장 수를 늘려 전국에서 150개소를 운영 중이다. 

인테리어 건축자재업체들이 불황 타개를 위해 소비자와 직거래(B2C) 매장을 차츰 확대하고 있다. KCC가 최근 문을 연 ‘홈씨씨인테리어 울산전시장’.

지인 윈도우 플러스에서는 PVC창호, 알루미늄창호, 기능성유리 등의 품질과 성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창호컨설턴트가 상담과 설계 서비스도 해준다. 시공 또한 LG하우시스의 품질관리와 감독 아래 실시해 공기를 단축하고, 하자시비를 없애고 있다.

이 회사는 이밖에도 2012년 말 업계 최초로 TV홈쇼핑에서 창호를 판매하더니 지난해 6월부터는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에서까지 창호를 파는 중이다.

LG하우시스 측은 “냉ㆍ난방 에너지문제가 대두되면서 창호와 고단열 유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직거래 유통망을 확대를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창호 교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화L&C도 서울 역삼동 직영전시장 외에 대형 직매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광물 96%) ‘칸스톤’과 인조대리석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이 회사도 창호, 바닥재, 시트 등 다양한 인테리어자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인트, 욕실자재 회사들도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매장을 마련하는 추세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 연말 페인트와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 ‘홈앤톤즈(HOME&TONES)’를 서울 대치동에 열었다. 이곳에서는 삼화페인트의 고급 페인트 ‘더클래시 아토프리’ 시리즈와 DIY 국내 1위인 ‘홈스타파스텔 OK플러스’, 이탈리아 최고의 데코레이션 페인트 등 고급 제품만 취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장 확대는 건설ㆍ부동산경기가 극심한 불황인 상황에서 판로를 확보해야 하는 건자재업체들의 생존 몸부림”이라며 “매출 증대효과도 가시화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려는 시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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