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ㆍ충청 가금류 농장 AI 불안감 확산…“자녀들과 설날 따로 지내야 할 듯”

[헤럴드경제=이지웅ㆍ이현용ㆍ권재희 인턴 기자] “경제적 타격도 심하고, 설에 자녀도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

정부가 27일 오전 6시부터 12시간 동안 경기도ㆍ충청도 지역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내리면서 해당 지역 가금류 농장과 인근 농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서 기러기 농장을 운영하는 한성(69) 씨는 “이동중지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 받아들이지만 경제적 타격은 정말 심각하다”며 “AI 이전엔 기러기가 하루에 100여 마리 정도 나갔는데 AI 이후엔 한 마리도 팔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설에는 서울에 사는 자녀들도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 아무래도 AI 때문에 이번 설은 그냥 따로 지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충남 천안시 입장면에서 양계장을 하는 우주희(36) 씨는 “아직까진 이동중지 지역에 속하지 않아 직접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이동제한 조치가 떨어지면 닭에게 제때 사료를 주지 못해 굶어 죽는 상황이 발생해 큰 피해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지역 농민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파주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홍승갑(75) 씨는 “아직 우리 지역은 AI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AI 이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은 확실하다”며 “양계업자들은 원래 외지에서 기러기나 오리가 날아만 와도 항상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제 곧 설날인데 자식들이 오염된 지역에서 올 경우 AI 바이러스가 농가에 퍼질 수 있어 불안하다. 자녀들 귀경 문제는 좀더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기 포천시에서 양계업을 하는 신창선(48) 씨는 “특히 경기도 지역은 서울에서 유입되는 차량도 많고 유동 차량도 많은 편이어서 불안감이 크다”며 “길가에 약을 많이 뿌려야 하는데 약이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정부에서 약 공급을 빨리, 그리고 많이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경기도와 충청남북도ㆍ대전광역시ㆍ세종특별자치시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전북에서 시작된 AI가 전남ㆍ충남으로 확산한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고병원성 AI에 오염된 철새 분변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동중지 대상인 축산 종사자는 약 23만명이며 대상 시설은 1만5000곳, 차량은 2만5000대로 추산된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중사자와 차량은 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것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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