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4년만에 최대 ‘공포(VIX 지수)’ 덮쳤다

CBOE 변동성 지수 46% 폭등
신흥국 ETF도 한주간 40% 급등
풋옵션 거래 60만건 매도 봇물

아르헨 페소화 가치 20% 추락
中 제조업지수 악화 설상가상

‘아르헨티나’발(發) 제2 외환위기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 ‘공포(VIX)지수’가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 폭락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 신흥국발(發)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치고 있다. 27일 문을 연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중 한때 15,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신흥국 위기’ 시장 공포 확산=‘신흥국발(發) 위기’ 우려에 잠식당한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지수ㆍVolatility Index)는 18.14에 장을 마감, 주간 상승률 46%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지난 2010년 이래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 VIX지수는 28.26에 거래를 마쳐 5거래일 동안 40% 폭등했다. 지난 2011년 9월 이래 최대폭이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의 등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신흥국 ETF VIX 지수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향후 신흥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시장 지표들도 ‘시계 제로(0)’ 국면으로 치닫는 신흥국 경제를 반영했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ETF에서 풋옵션 거래는 60만건이나 됐다. 최근 20거래일 평균 거래량의 3배에 달하는 매도물량이 시장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것이다.


주요 신흥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MSCI 신흥국 지수는 949.90까지 추락했다. 연초부터 거듭된 신흥국 경제의 악재 탓에 올 들어 5.3% 급락했다.

이에 대해 월터 버키 헬위그 BB&T 웰스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하강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기 하강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부터 중국까지…신흥국 경제 ‘먹구름’=‘신흥국발(發) 쇼크’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신흥국 통화 매도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연쇄적 혼란을 우려했다.

올해 신흥국 외환위기설을 촉발시킨 아르헨티나에선 페소화 추락이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당 6.52페소 가량이었던 페소화 가치는 24일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8페소를 넘어섰다. 이로써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20%나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고갈로 사실상 통화가치 방어를 포기한 상황이다. 외환보유액은 293억달러에 불과, 7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터키 리라화, 러시아 루블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의 통화가치가 줄지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신흥국 20개국의 통화를 추종하는 블룸버그 신흥국 통화지수는 24일 89.8까지 떨어져 2009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신흥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중국마저 성장세가 꺾일 위기에 처했다.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잠정치)을 기록,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은 ‘그림자 금융’ 문제 등 경제 개혁 과제까지 안고 있어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티모시 그리스키 솔라리스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여전히 신흥시장(투자)에 조심스럽다”며 “신흥국 경제의 핵심인 중국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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