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방역막 붕괴 -> 설즈음 확산…2011년과 닮아가나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불안하게도 점점 닮아간다. 최근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2010~2011년 창궐했던 당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닮아간다는 것은 곧 AI의 전국적인 확산과 장기화를 의미한다. 정부는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 스탠드스틸(Standstilㆍ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안간힘이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 종오리가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이후 24일 밤부터 전남 해남군과 충남 부여군, 천안시, 경기 시화호 등지에서 AI 의심 신고가 잇따르면서 지난 2010~2011년에 139일간 지속된 AI와 닮은 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0년 12월 29일 충남 천안 및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AI는 전국으로 확산돼 2011년 7월 3일 경기 연천지역을 마지막으로 6개 시ㆍ도, 25개 시ㆍ군ㆍ구에서 총 53건이 발생했다. 사실상 전국이 AI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방역당국은 발생 즉시 방역대를 설정하고 확산방지에 나섰으나 하릴없이 무너져 버렸다.

오리보다 개체수가 많은 닭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서 확산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0 ∼2011년의 경우 처음 AI 확인 이후 수도권으로 퍼지기까지 약 한 달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북 고창군에서 17일 AI가 확진된 이후 열흘도 되지않아 경기도 안산 시화호의 야생 철새 분변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며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설 연휴가 중간에 껴 있다는 점도 닮았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 AI 확산 기폭제라는 재앙이 되버릴 수도 있다. 이 기간동안 수백만대의 차량과 수천만명의 인파가 대 이동하면서 AI가 널리 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닮지 않은 점도 있다. 지난 2011년 당시에는 AI와 함께 구제역이 창궐했다.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수 밖에 없었다. 천만다행히도 이번에는 구제역이 겹치지 않았다. 이번 AI는 과거(H5N1형)와 달리 H5N8형으로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인체 감염사례가 없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정부는 설 연휴 전후가 AI 확산에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철새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집중 방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동량이 많아질 상황이라 AI 바이러스가 확산될 우려가 높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방역기자재를 확충해 철새이동 경로를 집중 방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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