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구글, 특허 협력으로 애플에 맞선다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구글은 하드웨어 생태계 강화

IT업계, 특허분쟁에서 시장경쟁으로 분위기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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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구글이 27일 광범위한 특허 공유를 결정한 것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선두업체끼리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스마트폰·태블릿PC 분야에서 애플과 오랜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구글이 스마트폰 특허에서 삼성전자를 확실히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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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타적 경쟁에서 협력을 통한 시장 경쟁으로”

삼성전자와 구글의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는 세계 IT 업계에서 특허 분쟁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쌓아온 장기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특허 관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을 포함한 세계 10여개국에서 애플의 공격으로 시작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고, 특허를 보유하고도 제품은 만들지 않고 소송 등에만 활용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의 무차별 소송 공세도 더욱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와 검색 분야 선두 업체인 구글의 특허 공유는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IT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번 협력을 선두업체끼리의 ‘평화조약’이라고 부르며 이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IT업계는 삼성전자가 구글을 업고 애플과의 미국 소송도 역전시킬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법원 명령에 따라 애플과 다음 달 19일까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실제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어둡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특허 라이선스 체결에 대해 “진정한 혁신은 법정이 아니라 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을 벌임으로써 가능하다”며 “양사의 크로스 라이선스는 혁신과 성장의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구글 미래산업 선점…성장에 ‘청신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IT 업계 두 강자가 지적재산권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양사 모두 미래산업 선점의 기회를 확보하며 향후 성장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계약 체결로 삼성전자는 클라우드와 검색, 앱,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 기술은 현재 IT업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을 만큼 최신의 업계 흐름과 일치하는 것들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글의 다양한 특허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미래 성장산업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로서도 다양한 제품 진용을 갖춘 삼성전자와 협력을 이용하면 소프트웨어를 얹을 하드웨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고 동시에 안드로이드 등 ‘구글표’ 소프트웨어의 생태계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구글은 2011년 스마트폰 업체인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해 하드웨어 분야로 사실상 손을 뻗은 상태다.

그 밖에도 스마트홈 업체인 네스트와 전자거래업체인 채널 인텔리전스, 소셜웹 분석 업체인 포스트랭크, 로봇 기술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최근 수년간 수십건의 인수를 단행했다.

◇ 삼성전자 특허 경쟁력 재입증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특허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됐다. 구글이 삼성전자와 특허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삼성전자의 특허 가치가 높다는 사실이 인정된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특허조사업체 IFI 클레임 페이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특허 출원 건수에서 2위를 차지할 만큼 특허 경쟁력이 탄탄하다.

2010년 4551건, 2011년 4894건, 2012년 5081건에 이어 지난해 4676건을 기록하는 등 한해만 반짝 특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업계 최다 수준의 특허를 출원해오고 있다.

등록된 특허만 해도 2012년 말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3만6078건과 3만641건을 기록했고, 유럽이나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수천 건에서 1만건 이상의 특허를 등록해둔 상태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2010년 특허 관련 조직을 개편해 종합기술원 산하에 있던 지적재산권(IP)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편입했다.

특허 인력도 2005년 250여명 수준이던 것을 지난해까지 500여명으로 늘렸고, 변호사와 변리사를 포함한 전담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새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특허 전문 인력을 참여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갤럭시S3가 출시됐을 때 업계에서 “이 제품은 변호사가 디자인한 제품”이라는 분석이 나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발명 활동과 특허 출원을 장려하기 위해 IT업계 최고 수준의 직무발명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특허 다수는 반도체와 통신, TV 등에 관한 특허로 현재 제품에 적용중이거나 향후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미래사업에 대비한 선행 특허 확보로 신소재, 차세대 무선통신 관련 특허 등도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기술 분야 위주의 특허 관리 전략에서 디자인·의장·사용자경험(UX) 등 디자인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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