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 자사주 매입압력↑…삼성의 선택은?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전자 주주들의 자사주 매입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두 배 가까이 현금배당을 늘린다고 해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이다.

주주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만큼이나 이를 삼성그룹 지배구도 변화와 연결짓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의결권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HDC에셋매니지먼트 박정훈 펀드매니저를 인용, “최근 주가 하락추세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적정한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그룹 지배구도 변화와 맞물려 해석하는 논리는 이렇다.

삼성전자는 현재 발행주식의 11.14%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30만~50만원의 박스권이던 2005년 1조9200억원, 2006년 1조8583억원, 2007년 1조8088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결과다.


지난 해 9월말 기준 이건희 회장 등의 삼성전자 지분률은 17.66%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7.21% 가운데 5% 초과분은 금산 분리에 의해 의결권이 제한된다. 결국 실질적 지배력은 15%정도이다. 삼성전자를 지배회사인 삼성전자지주(가칭)와 사업회사인 삼성전자로 인적분할하고, 이 때 삼성전자의 자사주를 지주사에 넘기면 11.14%의 의결권이 살아난다.

또 삼성에버랜드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분할하고, 삼성에버랜드지주(가칭)와 삼성전자지주를 합병시키면 삼성지주(가칭)가 만들어진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5% 초과분도 삼성에버랜드가 가진 삼성생명 지분 19.34%와 맞교환(swap)하면 의결권을 회복시킬 수 있다. 삼성생명은 인적분할로 삼성금융지주를 만들고 삼성에버랜드에서 사들인 자사주 등를 지주사에 넘겨 같은 방식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삼성생명에 남은 삼성전자 지분 5%와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4.06%가 숙제로 남는다. 삼성지주가 단계적으로 매입하든, 아니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 등의 보유지분을 바탕으로 매입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같은 작업이 이뤄지면 이건희 회장 등의 삼성지주에 대한 지배력은 50%에 육박하고, 삼성지주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지주사의 자회사 편입요건인 30%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금융지주에 대한 현주주 지배력도 이미 20%를 넘는 이 회장 지분률과 자사주 등을 감안하면 현재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51%)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만약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면 주주이익에 무게를 뒀다고 볼 수 있지만, 매입후 보유한다면 향후 지배구도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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