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연 부킹 좀…

“학생들에 강연 좀 할수 있나요”
거물급 외국 인사들 요청 쇄도

서울대가 ‘거물급’ 외국 저명인사들의 강의 요청 쇄도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학교 측은 요청이 너무 많아 때론 거절하면서도, 일정을 조율하느라 관련 부서는 동분서주하고 있다.

27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찾은 귀빈 중 세계 각국 대학총장이 100명 이상, 주요국 대사ㆍ장관급 이상 및 명망가 등도 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서울대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대개 “한국을 이끌어가는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싶다”다.

실제로 많은 명사가 강단에 섰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중국의 마윈 회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방문했다. 앞선 10월에는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4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2월에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서울대를 찾았다. 이 밖에도 노벨상 수상자와 프랑스 고등교육부 장관, 스위스 복지사회부 장관 등 좀처럼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인물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박해묵 [email protected]]

다음달에는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폴 널스 영국 왕립아카데미 원장 등 노벨상 수상자 5, 6명의 강연에 대한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려고 방문한 수치 여사를 제외하면 모두 방한 수개월 전부터 먼저 서울대 측에 강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단과대나 학과에서 수업시간에 명사를 초청해 특강을 요청하는 사례를 제외하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장까지 발벗고 나선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방한 인사 자체가 늘어난 데에 기인한다.

정종호 국제협력본부장은 “그동안 경제 성장을 통해 아시아의 하드파워는 이미 인정을 받았지만 이제 소프트파워에 기반을 둔 지적 교류를 원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방문길에 대중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기 원하는 명사들이 장소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고학부라는 상징성을 지닌 서울대를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색을 배제하면서도 미래 세대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대학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명사와의 만남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되도록 많은 자리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강연자의 지위와 주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만 수용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모든 요청을 받아줄 수 없어서 일부는 거절하느라 애를 먹는다”며 “단순한 특강으로 보이지만 프로그램 기획부터 의전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지웅 [email protected]

사진=박해묵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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