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법정 위 기업 회장’ 운명 결정된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다가오는 설 명절 연휴 직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 회장들의 선고가 연달아 예정돼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대기업 오너의 ‘줄줄이 법정행’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재계로서는 새해 법원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 명절 바로 다음주 목요일인 2월6일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LIG그룹 구자원 회장 등 3부자, 삼성가 상속 소송 등에 대한 선고가 모두 내려진다.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김승연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당초 항소심에서 징역 3년 및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은 김 회장에 대해 대법원은 일부 범죄 금액을 다시 판단하라고 파기환송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주된 혐의는 한유통ㆍ웹롭 등 그룹 계열사의 부실을 다른 계열사의 자금을 동원해서 막아 손해를 입혔다는 것인데, 항소심에서 계산한 범죄 금액이 다소 부풀려져 있었다는 등의 이유였다. 검찰 역시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공소장을 일부 변경하기도 했다.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 김 회장의 혐의는 일정 정도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항소심과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유죄로 인정된 계열사의 손해 금액 등 총 1600억원을 공탁했다는 점도 한화 측으로서는 법원의 선처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범죄 금액이 양형기준의 가중영역을 훌쩍 뛰어넘은 수천억대에 달해 일부 줄어들더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 이미 항소심 과정에서 1190억여원을 공탁했지만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점 등은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날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LIG그룹의 구자원 회장과 아들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도 감형을 노리고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의 항소로 재판을 계속 받고있는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역시 무죄를 유지할 지 주목되는 상황. 그룹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LIG건설의 부도 위험을 알면서도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구 회장과 구 부회장은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LIG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 CP 투자자들의 피해액 중 2100억원 가량을 보상한 점이 참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피해를 입혔다는 점 등 죄질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불리한 부분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물려준 수조원대의 주식을 놓고 다툼이 벌어진 ‘삼성가 상속 소송’ 선고 역시 막판 반전을 이룰지 기대되는 재판이다. 1심에서는 삼성전자 차명주식을 상속재산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주식인도 청구를 주장할 시기도 이미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며 장남 이맹희 씨 측 패소로 결론 내린 바 있다. 맹희 씨는 항소심 막바지에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등 화해의 손짓을 취했지만, 이건희 회장 측은 그룹의 정통성 문제임을 내세워 법정내에서의 화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원 역시 화해를 권유한 상황이라 막판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같은 달 14일에는 탈세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신장 수술로 구속집행정지중인 상황이어서 실형을 받게 되면 구속집행정지가 연장되지 않는 한 수감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정확한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선고 역시 내달 중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가 그룹의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결론지었지만, 최 회장 형제는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서 사건의 실체 자체가 모호한 상황이다. 때문에 횡령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28일 1심 선고에서 판단된 사건 실체가 상당 부분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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