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환난 우려 고조속 신용등급 ‘AAA’ 핀란드 경제도 흔들린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제2 외환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유일하게 국가신용등급 ‘AAA’를 보유하고 있는 경제 대국 핀란드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무리하게 긴축 기조를 운용한 것이 결국 자충수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7일 비즈니스위크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핀란드 경제는 지난 2년 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5%를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경기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엔 0.1%로 소폭 상승, 반등을 기대했지만 3분기에는 다시 0%로 주저앉았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핀란드 정부는 올해 GDP이 0.8% 성장에 그치고 실업률은 8.4%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핀란드 중앙은행은 국가부채가 향후 10년 간 2배나 급증해 유럽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인 노키아마저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 올해 1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핀란드 경제가 난관에 봉착한 것은 정부의 지나친 긴축 재정정책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2009년의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한 긴축 기조가 되려 경기 부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핀란드는 그동안 재정긴축이야말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처방전이라는 ‘매파’적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그러나 위기가 진정되고 있는 현재, 정작 핀란드 경제는 긴축의 남용으로 병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이와 관련해 최근 “긴축 정책이 국내 소비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핀란드 정부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위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재정 지출 삭감과 가능하다면 세금 인상 등 추가 긴축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긴축 조치가)단기적으론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릴 여력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핀란드의 재정적자 규모가 10년 넘게 GDP의 3% 이하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나친 긴축 재정으로 수출 경쟁력마저 저하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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