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정우 “쓰레기, 지금까지 만난 캐릭터 중 가장 멋진놈”

2013년 대한민국을 ‘응사앓이’에 몰아넣은 ‘응답하라 1994′.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은 두각을 드러내며 많은 이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하게 새겨넣은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정우. 데뷔 13년 만에 자신의 이름 두 글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고, 정우는 해가 넘어간 현재 가장 ‘핫’한 배우다.

‘응답하라 1994′가 종영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우의 인기는 여전하다. 본지는 지난 23일 현재 각종 TV프로그램 출연, 광고, 화보 등으로 데뷔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와 만나 ‘응답하라 1994′ 속 쓰레기를 비롯해 정우의 배우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에 이은 시리즈2탄으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등 ‘응답하라 1997′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출신의 학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서울상경기를 그렸다. 정우는 극중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쓰레기 역을 맡아 고아라, 김성균, 유연석, 바로, 도희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중심에 섰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97′ 때도 정우를 섭외하려 했지만 군복무중인 관계로 아쉽게 캐스팅을 성사시키지 못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4′ 제작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정우는 쓰레기라는 캐릭터를 그 동안 쌓아왔던 내공의 깃든 연기력과 자연스러운 사투리 등으로 숨을 불어넣었다.

“응답하라 1994′를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긴장감보다는 설레임이 컸어요. 누군가에게 이성을 소개받는 소개팅을 앞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신원호 감독님이 저를 원래 눈 여겨 보고 계셨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대놓고 말씀하신 적이 없어서요. 언론을 통해 알았어요. 직접적으로 들은건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를 믿고 프러포즈 해주신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했습니다.”

“고아라라는 친구는 사실 이미 스타였어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유연석도 ‘올드보이’, ‘늑대소년’, ‘건축학개론’, ‘구가의 서’로 이름을 알렸고,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유망주였잖아요. 바로도 아이돌그룹으로 팬덤이 대단하고 도희도 걸그룹이었고, 제가 그들에 비해 제일 부족했는데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현재 정우의 이름 앞에는 ‘대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금은 어딜가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정우는 ‘응답하라 1994′를 촬영하며 처음으로 인기를 실감했을 때를 떠올렸다.

“제 캐릭터에 대한 분석기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어요. 대중들이 원하니깐 기자분들도 제 기사를 써주시는 거고, 또 제 기사를 읽은 분들은 좋은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제가 작품 할 때 캐릭터를 완벽히 파악하고 흐름을 잡기 전까지는 포털사이트 기사를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반응을 접하면 의식하고, 인기에 좌지우지 될 것 같아서요.”

‘응답하라 1994′는 많은 명장면, 명대사 등을 남기며 지금까지도 대중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정우에게도 ‘응사’ 속 명장면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저는 5화에서 엄마의 죽음을 앞둔 아이들에게 죽음이란 이별을 이야기해주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내용 자체가 너무 슬펐어요. 사실 이 장면에서 제가 특별히 연기한 건 없어요. 대본을 보면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 때 새삼 이우정 작가님의 필력을 실감했습니다.”

‘응답하라 1994′는 카메오 열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얼굴을 내비쳤다.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인 정은지, 서인국, 은지원, 호야, 신소율은 물론, 우지원, 김훈, 문경은, 홍석천, 나영석PD, 애프터스쿨 이주연, 김종민, 허경영, 신영일, 달샤벳 우희, 김광규, 개그맨 윤진영, 윤진이, 김민종 등등이 출연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정우에게 많은 카메오 중 가장 기억에 출연자를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응칠’ 친구들”이었다.

“은지라는 친구가 굉장히 기운이 좋더라고요. 긍정적이면서도 활기찬 에너지를 가진 친구였어요. 저 혼자만 ‘응칠’ 친구들과 촬영해서 약간 외롭다고해야하나? 그런 기분이 있었는데 은지라는 친구가 참 싹싹하고 밝더라고요.”

“기싸움이요? 제가 그 친구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라 이런 말하기 쑥쓰럽지만 약간 어색한 기류가 있었어요. 하하.”

정우는 ‘응답하라 1994′의 이야기를 한창 풀어내면서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태프들 생각하면 참 마음이 뭉클해져요.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포괄적으로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는 했지만 디테일하게는 하지 못했어요. 조명감독님, 촬영감독님, 고생했던 연출부, 제작부 막내들까지도 정말 고맙고 감사해요. 감독님과 배우들의 에너지로 촬영할 때도 있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스태프들의 응원을 받아서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를 바라봐주는 스태프들의 눈빛을 느끼면 감정이 더욱 증폭되는 것 같아요.”

정우는 20대 후반까지 완벽하게 연기하겠다는 욕심으로 자신을 옭아맸다. 완벽할 때까지 스스로를 구속했던 것. 어느 날 정우는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 고통스럽게 연기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지금은 많이 비워내려고 하고 있어요. 저를 되돌아보니 좋아서하는 연기인데 왜 고통스럽게 연기를 하려나 싶은거예요. 보시는 분들도 그걸 좋게 보진 않으실텐데 말이죠. 제 자신을 혹사시키는 행위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재 정우는 차기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아직 어느 작품 하나 윤곽이 드러난 것은 없다. 하지만 정우가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제작진과의 작품이야기, 어떤 이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호감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아직 무슨 캐릭터를 정해놓고 도전하진 않아요. 그래도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으로 각인될만한 캐릭터를 하고싶어요. 앞으로 더 보여드릴 기회들이 많을 것 같아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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