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공장’ 오명 벗겠다더니…현대제철 당진 공장 또 사망사고

-종합안전대책 마련 한 달…실질적인 성과는 없어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지난 2012년 9월 이후 무려 13명의 근로자가 당진제철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해 말 종합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안전관련 투자예산 집행 및 전담인력 충원을 공언했지만 사망 사고가 또 발생하면서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27일 현대제철 노동조합 및 업계에 따르면 슬래그 관리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네비엔REC’ 소속 직원 A(53)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께 당진제처소 내 슬래그 야적장에서 섭씨 70~80도의 냉각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이동하다 추락해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당시 의식이 있었던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3일 끝내 사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해 말 종합안전관리대책을 통해 안전관리 전담인력 150여명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이날 사고 현장에는 안전 관리 요원은 없었다. 고용노동부 및 안전보건공단 직원으로 구성된 상설 특별감톡팀도 휴일이라 현장에 없었다.

당진제철소는 지난 2012년 9월 이후 총 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1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해 5월에는 아르곤가스 누출로 하청업체인 한국내화 근로자 5명이 사망했고 지난 해 11월에는 당진제철소 내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점검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가스 누출로 목숨을 잃었다. 12월에는 철근제강공장 지붕 위에서 안전점검을 하던 현대종합설계 소속 직원 1명이 추락사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현대제철은 올 해 첫 인사에서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봉철 안전환경본부장(부사장), 이성윤 생산본부장(부사장), 이재곤 정비본부장(전무)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외 보도자료를 통해 대국민 사과 및 종합안전관리대책을 발표했지만 박승하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사과를 표명하진 않았다.

잇따른 사망사고에도 현대제철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계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현대제철에서 두 달 만에 또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협력업체의 안전조치 위반뿐 아니라 도급업체 안전관리를 등한시한 현대제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망재해는 현대제철의 현실성 없는 안전계획이 노동자들을 잡아먹는 죽음의 공장을 만들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과거 현대제철에서 연이어 벌어진 사망재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고도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현대제철 사업주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며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 현대제철 사업주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제철 내에서의 산업안전과 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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