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권위, 보안관찰법 헌법소원 제기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사상범을 출소 후에도 감시할 수 있도록 한 보안관찰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24일 이 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27일 밝혔다.

보안관찰제도는 박정희정권 때 제정된 사회안전법이 1989년 개정되면서 신설된 법으로, 국가보안법 등으로 선고받은 형기의 합계가 3년 이상이고, 형의 일부라도 집행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법무부 장관은 대상자 중 보안관찰처분심의위원회에서 ‘재범 방지를 위해 관찰이 필요한 자’로 의결되면 보안관찰처분 결정을 내린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는 출소 후 일주일 안에 거주 예정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가족ㆍ교우관계 ▷본인과 가족의 재산상황 ▷종교ㆍ가입한 단체 ▷거주 예정지와 도착 예정일 등을 신고해야 한다. 또 피보안관찰자로 확정되면 3개월마다 ▷주요 활동사항 ▷통신, 회합한 다른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의 인적사항, 접촉한 날짜와 장소 및 내용 등도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현재 2000여명의 보안관찰처분대상자와 40여명의 피보안관찰자가 있다.

천주교인권위는 “보안관찰법은 사상과 양심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법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헌법소원 제기 이유를 밝혔다. 또 보안관찰처분의 갱신 기간, 횟수를 규정하지 않아 무제한 연장이 가능해 죄형법정주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미 형벌을 받은 사람에게 보안관찰처분을 병과하는 것은 헌법이 금지하는 거듭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1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2007~2011)에서 “보안관찰처분은 위법행위로 이미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 재범행위로 인한 처분이 아닌, 재범의 위험성이라는 내심을 추지해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재범 위험성에 대한 자의적 판단과 행정처분 형식의 결정으로 오용의 가능성 크다”며 정부에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사건의 청구인 김경환 씨는 2000년 민족민주혁명당 사건으로 징역 4년 6월을 선고 받은 뒤 보안관찰처분 기간이 올해까지 세 차례 연장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보안관찰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려왔다. 1997년 헌재는 70년대 유학생 형제 간첩단 사건으로 7년형을 받은 서준식 씨가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범 방지를 위한 것으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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