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보다 무서운 사이버 학교폭력(9)> 청소년 10명중 3명이 카카오톡으로 사이버폭력 경험… 카카오톡은 나몰라라?

[헤럴드경제=이지웅ㆍ권재희 인턴 기자] 감금, 왕따, 욕설 등 청소년 사이버 학교폭력이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지만 카카오톡 측은 이렇다 할 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카카오톡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일 따름이고 사이버 학교폭력은 청소년에 대한 인성ㆍ미디어 교육 등 교육 현장이 맡아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그럼에도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카카오톡이 너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적지 않다.

카카오톡의 작년 3월 기준 가입자수는 8300만여명.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 메신저’로 불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중ㆍ고생들이 카카오톡 사용비율이 특히 높다. 2012년 논문 ‘청소년 스마트폰 메시지 서비스의 사용실태와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중ㆍ고생의 98%가 카카오톡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초ㆍ중ㆍ고생의 29.2%가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3년 사이버폭력 실태’ 조사 결과도 있다. 또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79%가 SNG(social Network Game) 게임을 즐겨하고, 그 이용률은 역시 12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이 87%로 가장 높은 것을 나타났다.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이 청소년 사이버 학교폭력의 무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중고생 98%가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밝힌 청소년이 10명중 3명에 달한다. 사진은 카카오톡 기반 게임이며 이 사진은 특정사건 사고와 관련이 없고 이해를 돕기위해 연출한 것임.
[안훈기자 [email protected]]

문제는 이렇듯 청소년들의 사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카카오톡이 청소년 사이버 학교폭력의 주요 무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왕따, 욕설, 이미지불링 등 실로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학교폭력 행위가 카카오톡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청소년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카톡 아이디를 공유한 뒤, 음란한 대화ㆍ사진을 서로 나누는 ‘카톡 애인’ 현상도 유행하고 있다. 경기도 소재 모 초등학교 담임 교사인 A(29ㆍ여) 씨는 “요즘에는 초등학생들도 자신의 성기나 가슴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온라인 일탈’이 그대로 방치되면 ‘오프라인 일탈’로 이어져 더 심각한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충남 천안에선 고등학생 B(17) 군이 카카오톡으로 만난 중학생 C(16) 양과 초등학생 D(11) 양을 2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성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이 이 같은 현상의 모든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물론 일차적으론 이용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도 “기술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르지만 노골적인 욕설은 스팸 문자를 걸러내는 장치처럼 없앨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유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이버 학교폭력에 대해 카카오톡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용에 편리한 개발에만 주력하고 있을 뿐, 청소년들 사이에 벌어지는 심각한 폭력에는 눈을 꼭 감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보호 측면에서 ‘사용자 책임’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이 위원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카카오톡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은 중립적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도 “지금 같은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화 내용을 이메일로 보낼 수 있게 하고 예전엔 일대일방에서만 가능했던 ‘신고하기’ 기능을 채팅방에도 가능하게 했다”며 “내부에서도 현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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