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상속ㆍ증여세, 자본이득세 전환을”…시민단체, “부자 세부담 서민에 이전 우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한국경제연구원이 기업의 경영권 대물림의 걸림돌이 되는 상속ㆍ증여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대신 자본이득세를 도입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상속ㆍ증여세가 없어지면서 생기는 세금 부담이 서민들에게 더 무겁게 지워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한경연은 ‘주요국의 상속ㆍ증여세 최근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상속ㆍ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으로 미미한데도 높은 조세 회피 요인으로 인해 기업과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2010년까지 연방 상속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 했다가 최근 재정적자로 인해 부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해가고 있지만 일시적 세수확보 목적 달성 후 상속세 폐지가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속ㆍ증여세는 전쟁비용 충당 등의 일시적 세수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부과됐던 연원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캐나다는 연방 상속ㆍ증여세를 1972년에, 주(州) 차원의 재산이전세는 1970∼1980년대에 폐지했다. 영국과 일본도 최근 상속ㆍ증여세의 부담을 완화했다. 스웨덴은 2005년 상속세와 증여세를 모두 폐지했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키고,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의 성장시키는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상속ㆍ증여세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송원근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상속세율 자체도 높고 경우에 따라 할증과세마저 중과되고 있다며 국제적인 상속ㆍ증여세 완화 기조에 동참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부자들에게 이익을 주고자 서민들의 부담을 늘릴 수는 없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돈 많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중과하는 상속ㆍ증여세를 없애라는 것은 노골적인 특혜 요구”라며 “자본이득과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이득세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 상당수는 주식거래 등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과세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이득세가 도입되면 일반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차익이 금융거래 차익에 대해서도 세목이 신설되거나 과세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조세연구원 관계자도 “아직 상속ㆍ증여세 폐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폐지로 결손되는 세수를 어디서 어떻게 받을 지 여부를 확정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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