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신임 회장, 메스부터 꺼낸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황창규(61) KT 신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패배주의’와 ‘방만 경영’에 메스를 들이댄다.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황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이날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다. KT가 겪고 있는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등 대대적 쇄신에 나선 것이다.

황 회장은 이르면 내주 초 핵심 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이에 맞춰 10여개에 달하는 조직 부문을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는 주력사업인 통신 부문에서 첫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되는 등 실적 부진이 가중되고 있다. 조직 내부는 낙하산 인사와 편중 인사로 인한 갈등으로 곪을대로 곪았다. 축 처진 일선 직원들의 어깨는 흥에 맞춰 들썩거린 기억이 오래다. 무엇보다 열심히 해도 안 될 것이란 패배감이 만연해 있다.

이상섭 기자 [email protected]

전임 이석채 회장은 지난 해 횡령 및 배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전전임 남중수 회장의 전철을 밟고 회사를 떠났다. 그들이 남긴 악재들까지 황 회장이 떠안아야 할 처지다.

반도체 집적기술은 연간 2배씩 커진다는 ‘황의 법칙’. 이로 대변되는 황 회장의 성공기는 삼성전자 재직 시절 확고한 시스템 경영의 토대에서 세워졌다. 악재를 겹겹이 안고 있는 KT의 현 상황에서는 탄생하기 어려운 경영 신화다.

이런 점에서 한편에선 황 회장이 조직개편을 한 후엔 쇄신에 박차를 가하기보다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두며 스스로 타협선을 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선 황 회장이 지난 해 12월 후보자로 결정된 뒤 잠행하며 그린 밑그림은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혹독한 인력 구조조정과 내부개혁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업계를 뒤흔들 강력한 한방 한방을 꺼내놓을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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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은 이 전 회장 취임 초기 ‘올레 KT’ CI 도입과 아이폰 국내 단독 판매로 센세이션을 주도했던 실무진들도 물밑에서 접촉하며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 버전 황의 법칙’을 세워나가는 데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황 회장이 내놓을 첫 한방은 한때 앙숙이던 삼성전자와의 합작품일 될 공산이 크다. KT는 올 2월 완성될 삼성전자의 모바일 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 회장의 취임 하루 전인 26일 KT가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첫 ‘LTE 멀티캐스트 기술’ 상용화 소식을 발표한 것은 이를 예고한 전주곡이리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신 시장에서 ‘제2 황의 법칙’이 우뚝 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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