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이퍼링ㆍ금리상승 “선진국은 돈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신흥국 긴축정책 불가피

“선진국은 글로벌 자금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올것이 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에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알렉산더 톰비니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과 금리상승으로 대변되는 선진국 ‘진공 청소기’가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긴축정책을 펼 것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28일 아시아판에서 “신흥국이 금리인상 압박에 직면했다”면서 “긴축정책을 펴야 할 국가로 브라질 이외에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선진국 ‘달러흡수’ 시작됐다=선진국을 ‘진공청소기’에 비유한 톰비니 총재는 “브라질의 대응은 매우 고전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긴축정책과 완충장치격인 외환보유액 투입을 언급하면서 “일부 국가들도 꺼려질수 있겠지만 이같은 방식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브라질중앙은행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10.50%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브라질 기준금리는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일곱 차례 동안 총 3.25%포인트 올랐다.

톰비니 총재는 “세계 금리의 정상화는 선진국의 경제회복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신흥국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지난해 15% 추락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취약성 때문에 상대적 물가조정이 혼란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흥국 외환위기 전전긍긍=미국이 돈 줄을 조이면 달러화가 강세를 띠게 되고 미국 국채금리(가격하락)가 오르게 된다. 그동안 Fed가 장기금리 하향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자산매입으로 채권가격을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은 채권가격 하락(금리상승)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 표시 자산의 매력이 커지면서 신흥시장 자금이 뉴욕으로 몰리게 된다.

이는 역으로 신흥국이 ‘미국발 테이퍼링→달러강세→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수입ㆍ소비자 물가상승→신흥국 금리인상ㆍ외환보유액 투입 방어→외환위기’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주 신흥국 통화 가치가 일제히 급락한 것도 Fed가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헤알화는 27일 1.17% 하락해 5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터키 리라화도 이날 2.7%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2.39리라까지 밀렸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지난주 달러대비 무려 18% 추락했고, 남아공 랜드화도 지난 주말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는 새파랗게 질렸다. 미국 S&P500지수는 0.5%, 영국 FTSE100 1.7%,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5% 일제히 폭락했다.

천예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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