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화와 혁신 중요성 일깨운 소니의 몰락

소니의 추락이 끝이 없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소니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소니의 신용이 부실기업에나 적용하는 이제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까지 밀린 것이다. 소니는 지난 2012년 11월에 이미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피치로부터 사실상 정크 수준에 해당하는 신용등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정부의 엔저(円低) 드라이브에 힘입어 지난해 잠시 흑자로 돌아서는 등 살아나는 듯했지만 완전히 일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상처가 깊었다.

소니의 몰락으로 일본 사회가 받은 충격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소니는 단순한 전자회사가 아니었다. 전후 일본 부흥의 상징이자 자존심과도 같은 존재였다. 일본이 패전의 역경을 딛고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선봉대 역할을 소니가 했던 것이다. 소니의 성장사는 일본 경제 발전사 그 자체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니 일본 사회가 받은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런 소니가 추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혁신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한때 소니는 기술과 혁신의 대명사였다. 지금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창의적 제품으로 세계 전자시장을 쥐락펴락했으며 그 힘으로 일본의 경제 부흥을 이끌었던 것이다. 1980년대 ‘워크맨’은 그 대표적 제품이다. 손에 쥐는 작은 녹음기에서 재생되는 음악은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였다. 소니의 기술력이 음악계에 혁명을 불러온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소니는 혁신을 외면해 지금 이 지경까지 몰렸다. 워크맨 이후 30년 넘도록 소니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창의와 혁신이 사라진 소니의 자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후발 경쟁기업들이 메워갔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외형이 삼성전자의 두 배가 넘었던 소니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역전된 것은 물론 기업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변화와 혁신을 외면한 결과다.

무디스는 소니의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에 대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데다 기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니의 위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면 누구든 순식간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소니의 위기는 다른 경쟁사들에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변화와 혁신이 전제될 때 가능한 얘기다. 소니의 몰락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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