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선거전 ‘후끈’

[헤럴드경제=홍석희ㆍ이정아 기자]여야의 원내대표 선거전이 뜨겁다. 현직 원내대표의 임기가 3분의 1이나 남은 시점에서 ‘선거전’이 본격화 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각 당마다 원내대표 선거전이 달아오르는 이유는 다소 다른데, 새누리당은 ‘8월 전당대회’ 이슈 탓에, 민주당은 현직 원내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선거 구도는 ‘친박(이완구)ㆍ범친박(이주영)ㆍ소장파(남경필)’의 3각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현직 사무총장인 홍문종 의원도 원내대표에 뜻을 비추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기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소장파’ 대표주자 남 의원은 오는 2월 12일 출판기념회를 원내대표 선거 출마의 자리로 계획 중이다. 지난 2012년 ‘이한구-진영’ 조합에 패한 남 의원은 최근 친박계 의원과 미묘한 마찰을 벌이고 있는 비주류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최근 조용한 행보 중인 유승민 의원과도 두터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세 번이나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한 이주영 의원은 이미 원내대표 출마를 수차례 공언해왔다. 이 의원은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소통과 대화가 물처럼 흐를 수 있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지만 계파색이 옅어 당내 친분이 고르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최경환 현 원내대표에 불과 8표차로 석패한 전례도 있다.

‘충청 대표론’을 내세운 이완구 의원(전 충남지사)은 친박 주류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카드다. ‘이완구 카드’의 부상은 여권의 정치일정과 연관이 큰데, 황우여 대표가 5월 15일 임기를 마친 뒤 당 대표가 석달 가까이 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의 전면에 서면 6ㆍ4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과 함께 격전지인 충청권 선거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면서 충청권 바닥 민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원조 친박’이지만 비주류 개혁 성향인 유승민 의원이 나서 ‘당ㆍ정ㆍ청 관계’ 균형 회복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와 함께 4선의 정병국ㆍ심재철 의원, 김기현 정책위의장, 홍문종 사무총장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는 정책위의장과 짝을 이뤄 진행되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책위의장 후보군으로는 김정훈 정무위원장, 이군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장윤석 국회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민주당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 현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에 대한 당내 불만이 원내대표 선거전이 조기에 과열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호남계 재선 의원은 “제대로된 협상력을 못 보인 현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첫타’를 끊은 것은 당내 대표적 ‘강경파’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의 선거 슬로건은 ‘여성 원내대표론’이다. 여성 대통령도 나온만큼 야당 원내대표도 여성이 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야당에서도 여성이 보다 더 전면에 포진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면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석패한 우윤근 의원은 ‘소통’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우 의원은 “한번 출마로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되긴 어렵다”며 경쟁 상대를 견제했다. 우 의원은 원만한 당내 의원들과의 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국회 개헌추진위원회를 맡아, 국회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개헌론자’로 분류된다.

노영민 의원 역시 원내대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야당다운 야당’을 선거 슬로건으로 정하고, 원내대표 선거 출마시 충청권 역할론을 내세우며 선거에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노 의원은 “야당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강한 야당’을 요구하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성 의원은 출마를 두고 고심중이다. 지난 2012년 총선 패배 당시, 패배 책임을 지고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한 최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출마를 권유하는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마 슬로건에 대해선 “40대 의원이 아무도 없다. ‘젊은 원내대표’ 정도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에선 김동철 의원과, 친손학규계 조정식 의원 등도 선거 출마를 두고 여론을 수렴 중이다.

여야 원내대표 선거는 ‘여야 역학 구도’도 관전포인트다.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선거는 5월 초께, 민주당은 5월 중순께로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예컨데 새누리당 측에서 ‘강성’ 원내대표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에선 박 의원의 강세가 점쳐진다. 여야 원내대표의 ‘강대강’ 구도로 예측된다. 반대로 이주영 의원이나 남경필 의원이 당선될 경우엔 우윤근 의원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통을 중심에 둔 합리적 여야 원내대표들이 전면에 서게 되는 셈이다. 충남 지사를 지낸 이완구 의원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가 될 경우, 노영민 의원이 충청권 대항마로 의외의 선전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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